" 조금만 더... 아니 벌써? 아, 이번에도 실패야."
인생은 타이밍이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도, 사업 성공도 모두 때가 맞아야 한다. 대부분은 늦어서 후회를 한다.
아보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싶어 미루기 일쑤였다. 어느새 갈색 반점이 올라와 있었다. 여유 있게 아보카도를 즐기겠다는 다짐은 아보카도를 완전히 잊게 만들기도 했다. 며칠째 뒷베란다에 두고 까맣게 잊어 완전히 썩어버린 아보카도를 보며, 그 안에 자꾸 미뤄둔 내 삶이 보였다.
"아직은 때가 아니야. 나중에 하지, 뭐."
라며 계속 미루다가 놓쳐 썩은 기회, 아니 아보카도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러다 냉동 아보카도를 만났다. 완벽하게 후숙 된 시점에 손질해 급속 냉동된 아보카도 덕분에 더는 타이밍을 재지 않아도 된다. 필요할 때 꺼내서, 지금 먹고 싶을 때 바로 꺼내 먹는다.
냉동 아보카도 덕분에 이제는 아보카도를 즐기기 위해 눈치 보지 않는다. 냉동 아보카도로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은 바로 과콰몰리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으깨고, 잘게 다진 양파, 토마토에 레몬즙,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를 넣으면 끝이다. 여기에 우리 집만의 비밀 재료는 하나, 잘게 다진 사과를 더하는 것이다. 사과의 은은한 단맛이 양파의 매운맛을 덮어주어 맛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이렇게 만든 과콰몰리는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다. 아보카도와 올리브오일의 건강한 지방은 단일 불포화지방산으로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의 항산화 성분 라이코펜은 지용성으로 지방과 함께 먹을 때 흡수율이 2~3배 높아진다. 무엇보다 좋은 건, 불 앞에 서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냉동 아보카도만 있으면, 덥고 지친 여름날에도 5분 만에 슈퍼 푸드 한 그릇이 완성된다.
냉동 아보카도로 만드는 과콰몰리
✅ 건강 효능 : 심장 건강, 항산화, 다이어트 간식, 피부 건강
준비 시간 : 10~15분
조리 시간 : 5분
난이도 : 하
재료 (2~3인분)
냉동 아보카도 약 1컵
양파 1/2개 (약 60g, 잘게 다지기)
사과 1/4쪽 (약 80g, 잘게 다지기)
잘 익은 토마토 1개 (약 100g, 씨 제거 후 잘게 다지기)
레몬즙 1큰술 (15ml) = 화이트 발사믹 식초
엑스트라버진 올리브 오일 1큰술 (15ml)
소금, 후추 약간 (기호에 맞게 조절)
만드는 법
1. 냉동 아보카도는 실온으로 꺼낸 후 볼에 넣어 포크로 으깬다. 잘게 썰린 냉동 아보카도라면, 덩어리 채로 사용해도 좋다.
TIP. 아보카도는 레몬즙을 먼저 넣으면 갈변을 막을 수 있다.
2. 토마토를 씨를 빼고 잘게 다진다.
3. 양파, 사과도 같은 모양으로 손질한다.
4. 볼에 아보카도, 다진 양파, 토마토,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를 넣고 가볍게 섞는다.
5. 샐러드 위에 토핑이나 담백한 빵과 함께 브런치로 즐긴다.
인생도 요리도 준비된 재료가 있으면 한결 쉬워진다. 냉동 아보카도를 꺼내는 일은, 어쩌면 삶을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이다. 모든 걸 내 손으로, 완벽하게 후숙 된 아보카도로 요리하겠다는 집착은 삶을 피곤하게 한다. 정확한 후숙의 시간이 언제 올지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며 타이밍을 재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대신, 이미 준비된 것을 꺼내어 지금 이 순간을 더 자주 즐기는 것이 낫다. 어떤 일은 기다리지 않아도 충분히 익은 채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저 꺼내 먹으면 된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 그게 어쩌면 가장 건강한 식탁이고, 건강한 삶의 방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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