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오늘도 간장 계란밥!"
딸아이의 주문은 늘 같았다.
내과 의사로 건강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외친다. 말로 하는 것뿐 아니라 몸소 실천하기도 한다. 매일 아침마다 샐러드와 건강식을 분주하게 차려낸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 엄마가 그렇게 건강하게 잘 챙겨 먹으면 아이도 골고루 잘 먹겠어요."
나도 그렇게 자랄 거라 믿었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바란대로 자라주지 않았다. 말 못 할 아가 시절에는 주는 대로 잘 먹던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더니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이 뚜렷해졌다.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만 찾고, 먹고 싶은 것만 먹는다. 편식하는 아이 때문에 한동안 우리 집은 전쟁터였다. 친정 엄마는 "이렇게 편식하는 애는 처음 봤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아이는 친정 엄마 음식은 곧잘 먹었다. 하지만 내가 만든 음식은 대놓고 싫다고 했다. 아이를 위해 이런저런 메뉴를 시도해 봤지만 모두 실패였다. 내가 만든 엄마표 음식은 건강식이고, 그건 맛없는 음식이라는 공식이 생긴 것 같았다.
그나마 아이는 내가 해주는 간장 계란밥은 잘 먹었다. 오늘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면 늘 간장 계란밥이라고 외쳤다. 계란, 간장, 참기를 그리고 밥 만 있으면 완성되는 한 그릇 식사. 한국 아이들을 키워낸 국민메뉴이자, 자취생의 든든한 친구다. 아이가 '간장 계란밥'을 외칠 때마다 반갑고 편했다. 만들기도 간단해서 한동안 우리 집 식탁에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 간장 계란밥에 숨겨진 영양 빈틈이다.
식이섬유 부족
간장 계란밥에 사용되는 재료에는 식이섬유가 거의 없다. 식이 섬유 부족은 변비, 혈당 급상승, 장내 미생물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메가 3 지방산 결핍
간장 계란밥에는 오메가 3가 부족하다. 오메가-3 (ALA)는 항염증, 두뇌 발달, 심혈관 건강에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한식에서는 아쉬운 영양소이다.
미네랄 부족 (마그네슘, 아연 등)
흰쌀밥과 계란은 철, 마그네슘, 아연이 일부 들어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 특히 성장기 아동, 청소년, 여성, 노인에게는 마그네슘과 아연 요구량이 높다.
영양학적으로 아쉬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나는 아이 몰래 '씨앗 한 스푼'을 더하기 시작했다.
아마씨 가루(Flaxseed)
식물성 오메가-3(ALA) 풍부 → 항염증·두뇌 발달·심혈관 건강
리그난(lignan) → 항산화·항암 작용
1큰술에 식이섬유 약 2.8g 함유
포인트: 반드시 갈아서 사용해야 흡수율 증
햄프시드(Hemp seed)
드문 식물성 완전 단백질(필수 아미노산 9종)
마그네슘·아연·철분 풍부 → 면역력·뼈 건강에 도움
부드러운 고소함으로 밥과 잘 어울림
아마씨 가루와 햄프시드다. 아마씨 가루는 식물성 오메가 3이 풍부하다. 또한 아마씨는 1큰술(약 7g)에 식이섬유가 약 2.8g 들어 있어 훌륭한 보완 식품이다. 햄프시드는 몇 안되는데 식물성 완전 단백질이다. 마그네슘, 아연의 훌륭한 공급원이다. 평범한 간장 계란밥에 부족한 식이 섬유, 오메가 3, 미네랄을 간단한 씨앗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항염증 간장 계란밥 만들기
✅ 건강 효능 : 항염증, 장 건강, 혈당 안정, 두뇌 발달, 심혈관 건강
준비 시간 : 2분
조리 시간 : 5분
난이도 : 하
✅ 준비 재료 (1인분 기준)
잡곡밥 1 공기 150 그램
계란 2개
간장 1작은술
참기름 ½작은 술
아마씨 가루 1작은술
햄프시드 1작은술
(선택) 김가루
만드는 법
1.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로 계란 스크램블을 한다.
2. 잡곡밥 위에 스크램블 계란을 올린다.
3. 간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준다.
4. 아마씨 가루, 햄프시드를 뿌려 함께 섞는다.
5. 기호에 따라 김가루를 더해도 좋다.
편식하는 아이 식단에서 발견한 항염증 간장 계란밥. 아이가 스스로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나는 오늘도 그 빈틈을 메운다. 아이의 기호를 해치지 않고 살짝 더하는 것. 씨앗 한 스푼은 강요가 아니라, 건강한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더할 수 있도록 돕는 엄마의 손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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