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말고, 음식으로는 안될까요? "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이다. 환자들은 먹는 걸로 약을 대신하고 싶어 한다. 대표적으로 고지혈증은 식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질환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혈중 콜레스테롤에 미치는 영향은 약 20~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생각보다 크지는 않지만, 그 30%는 온전히 내 손과 우리 집 식탁에서 바뀔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그래서 작지 않다.
음식은 조용히 말한다
어떤 음식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정상적으로 높인다. 반면 어떤 음식은 키친타월이 기름기를 닦아내듯 조용히 콜레스테롤을 흡수하고 배출시킨다. 그러므로 어떤 음식을 먹고 피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약만큼 강력한 치료가 된다. 매일 음식과 마주하는 식탁이 의사의 처방전보다 중요한 이유다.
콜레스테롤은 나쁜 기름이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이름부터 기분 나쁜 기름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실상 그것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다. 세포막을 만들고, 호르몬을 합성하고, 담즙산을 만들어 음식을 소화시킨다. 우리의 간은 이 중요한 성분을 매일 스스로 만들어 낸다. 그래서 굳이 음식으로 더 섭취할 필요는 없다. 식단을 통해 얻는 콜레스테롤은 이미 충분한 바닷가에 모래를 흩뿌리는 것과 같다. 문제는 '과할 때'이다. 우리 몸에 필요이상으로 많아질 때, 때때로 모래는 파도를 막고, 혈관이라는 바다를 탁하게 만든다.
콜레스테롤 높이는 음식에 숨은 진법 3 총사 :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정제된 탄수화물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건,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이 아니다. 우리가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사람마다 흡수율이 다르다. 누군가에겐 달걀 한 알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연구에 의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은 식이 콜레스테롤이 아니라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그리고 정제된 탄수화물이다.
포화지방은 고기의 지방, 버터, 치즈, 크림, 아이스크림, 케이크 속에
트랜스지방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튀김옷 속에
정제된 탄수화물은 떡, 쌀, 빵, 국수, 달달한 가당 음료 안에 숨어 있다.
이들 음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맛있다. 우리의 혀를 즐겁게 하는 그 맛은 혈관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나이 들고 병들게 한다. 기름지고 달고, 부드러운 것들은 조용히 우리 몸속 혈관을 옥죄어 온다. 입안에서는 행복한 그 맛이 혈관을 망가뜨리는 주범인 것이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음식을 찾아서
식탁 위에서 답을 찾을 때, 무엇을 빼는가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우는가는 더 중요하다. 엉뚱한 것으로 채우면 말짱 도루묵이다. 아이스크림을 끊고 떡을 먹는다든지, 빵 대신 과자나 음료로 위로받는다면, 결국 돌고 돌아 그 자리인 셈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음식의 비밀 : 식물성 스테롤, 가짜가 진짜를 이긴다.
콜레스테롤 낮추는데 탁월한 성분 중 하나가 '식물성 스테롤(phytosterol)'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식물성 스테롤은 기름기를 머금은 식물의 분자다. 놀라운 건 이 성분이 콜레스테롤과 구조가 유사하다는 거다. 닮은 꼴이라서 장에서는 경쟁이 벌어진다. 장을 통과할 때, 식물성 스테롤이 먼저 자리를 차지해 버리면, 진짜 콜레스테롤은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되는 거다. 말하자면,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셈이다.
식물성 스테롤은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낮추는데 과학적으로 입증된 성분으로 꼽힌다.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교에서는 식물성 스테롤이 실제로 콜레스테롤 대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식물성 스테롤을 각각 0mg, 400mg, 2000mg 4주씩 섭취했다. 연구 결과 식물성 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장에서 콜레스테롤 흡수율은 감소하고, 대변으로 배출되는 콜레스테롤은 크게 증가했다. 하루 약 400~500 mg의 자연식 수준으로만 섭취해도 콜레스테롤 흡수가 약 10% 줄어들고,
배출은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연구에서 식물성 스테롤은 LDL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동맥경화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식물성 스테롤은 어디에 많을까?
식물성 스테롤은 올리브오일, 들기름 등의 식물성 지방과 견과류, 통곡물, 콩, 채소 그리고 버섯에 풍부하다. 농촌 진흥청은 숙명여대, 고려대와 공동 연구에서 한국인이 자주 먹는 식품 15가지를 분석해서 식물성스테롤 함량을 비교해 보았다.
곡류 중에는 현미밥(20~25mg), 보리밥(18~19mg)
채소류 중에는 브로콜리(29mg)에 풍부했고,
특히 버섯류가 식물성 스테롤 함량이 가장 높았다.
버섯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3가지 이유
1. 식물성 스테롤
버섯은 대표적인 식물성 스테롤이 많은 식재료다. 새송이, 팽이, 표고버섯은 조리하고 난 뒤에도 높은 식물성 스테롤 함량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운 새송이버섯(66mg)
삶은 새송이버섯(57mg)
구운 팽이버섯 (46mg)
삶은 팽이버섯 (34mg)
구운 표고버섯 (64mg)
삶은 표고버섯 (49mg)
2. 수용성 식이섬유
또한 버섯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베타글루칸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장내에서 콜레스테롤과 결합하여 콜레스테롤의 배출을 돕는다. 결과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3. 낮은 지방 및 칼로리
게다가 버섯은 지방과 칼로리가 낮아, 고지방 육류 대신 버섯을 활용하면 식단 전체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과의사가 콜레스테롤 높을 때 처방하는 반찬
새송이버섯 들깨무침
고기 대신 버섯을,
버터 대신 식물성스테롤 풍부한 들기름을,
크림 대신 혈관 건강에 좋은 오메가 3 듬뿍 담은 들깻가루.
여기에 영양소는 보존하고 나쁜 성분은 침투하지 못하도록 돕는 전자레인지 조리법으로
한 접시 가득 채운 새송이버섯 들깨무침을 소개한다.
재료 (2~3인분)
새송이버섯 3개
간장 1큰술
들깻가루 2큰술
들기름 1작은술
만드는 법
1. 새송이버섯은 감자 필러로 얇게 손질한다.
2. 전자레인지에 3분간 익혀준다. 버섯의 90%는 수분이라 따로 물을 넣지 않아도 된다.
3. 전자레인지에서 조리된 버섯의 물기는 제거한다.
4. 간장 1큰술, 들깻가루 2큰술, 들기름 1작은술 넣어 조물조물 무친다.
5. 부추나 쪽파로 토핑 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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