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면 연락할게" vs "정착하면 연락할게"
“적응하면 연락할게.”
내가 하려던 말은 딱 이 정도였다.
막 도착했고, 아직 짐도 풀지 못했고, 동네가 어떤지도 잘 모르는 상태. 조금만 정신을 차리면, 그러니까 하루 이틀, 아니 일주일쯤 지나면 다시 연락하겠다는 뜻이었다. 영어로 말하면 자연스럽게 settle in.
“I just got here. I’m still settling in.”
“Let me settle in first, then I’ll reach out.”
이 정도의 거리감, 이 정도의 여백.
그런데 나는 settle down 으로 말한 것이다. "정착하면 연락할께"
“I’ll get back to you once I settle down.”
상대는 잠깐 말을 멈췄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
“벌써?”
“거기서 그렇게 빨리?”
그 반응이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그때는 이유를 몰랐다. 나는 "적응하면 연락할게"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정착하면 연락할께로 말한 것이다.
고등학교 때 배웠던 표현, settle down은 눌러앉는다는 말이다. 집을 사고, 일상의 기반을 만들고, 더 이상 이동하지 않겠다는 뉘앙스. 그런데 자꾸 입에 익숙하다보니 settle in 을 써야하는 자리에 settle down 이 나온다.
내가 이제 알바니아로 가서 적응하면 연락할께, 라고 할 때는 settle in을 써야 했다. 이것은 완전 정착하면 연락할께 아니라, 잠깐 숨을 고르고, 환경에 익숙해지고 나면, 이란 뜻이니까.
“I’m still settling in, but so far I like it.” (지금은 한창 적응 중이야. 지금까지는 좋아.)
“Give me a few days to settle in.” (적응하도록 이삼일 좀 기다려줘.)
기억하자. 적응할 때는 settle in. 눌러앉을 때는 settle down!!!
로이스_시크릿_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