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갈까?" 작년부터 친구와 가자고 이야기했던 말레이시아. 드디어 올해 초 가기로 결심했다. 며칠 뒤 만난 우리는 카페에 나란히 앉아 미리 예약해야 할 것들을 정했다. 난 4박 5일 정도 시간을 뺄 수 있어 페낭(Penang)과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두 도시로 정했고, 시간 여유가 더 있던 친구는 말라카(Melaka)까지 더해 잡았다. 쿠알라룸푸르를 중심으로 페낭과 말라카가 반대 방향이라 페낭을 첫 여행지로 잡고 나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여행을 마무리, 친구는 말라카로 다시 떠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페낭으로 가는 직항은 없다. 어떻든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해 페낭으로 가야 하는데 체력도 아낄 겸 짐까지 알아서 환승되는 비행기 편을 택했다. 나름 합리적인 가격대의 말레이시아항공사 일정이 눈에 띄어 바로 예약했다. 대신 페낭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오는 교통편은 밀림을 지나간다는 네 시간짜리 기차를 택했다. 편의와 낭만 다 챙기자는 마음이었달까.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에서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페낭으로 가는 비행기, 쿠알라룸푸르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까지 모두 예약 완료. 이제 진짜 가는 거다!
비행기는 해결했으니 다음은 숙소. 친구가 미리 몇 군데 후보를 골라온 덕에 금방 정할 수 있었다. 페낭에는 전통 건축 양식 숙소도 있어 솔깃했지만 가격, 위치,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무난해 보였던 빅토리아가든호텔로 정했다(가보니 위치가 정말 좋았다). 쿠알라룸푸르 숙소는 수영장이 딸린 스타레지던스라는 곳으로 정했다. 수영장에서 보이는 페트로나스트윈타워(Petronas Twin Towers) 야경이 멋지다 하던데 실제갔을 때 살짝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인상적이었다.
페트로나스트윈타워는 쿠알라룸푸르 다목적 개발 지역 KLCC(Kuala Lumpur City Centre)에 있는 88층 짜리 쌍둥이 빌딩이다. 설계는 아르헨티나 건축가 시저 팰리(César Pelli)가 했고, 건설은 일본이 타워 1, 한국이 타워 2를 지었는데 가운데 스카이브리지 연결은 한국이 주도했다고 한다. 1999년 8월 31일 말레이시아 독립기념일에 공개되었다.
교통과 숙소는 해결했으니 그 외 따로, 또 같이 준비해야 할 건 출발 전까지 차차 해결하기로 했다. 준비했던 것들 중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면 트래블월렛이다. 여행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카드 결제가 잘 되는 나라에서는 정말 편한 것 같다. 따로 환전할 일 없이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앱에서 충전해 트래블월렛 카드로 결제하면 되고 혹시 현금이 필요하면 그 나라 ATM에서 출금도 가능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0링깃(한화 6만 원 정도)을 환전해 갔는데 페낭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들이 꽤 있어 도착하자마자 ATM을 찾는 수고 없이 그대로 또 잘 쓰긴 했다.
준비를 적당히 마치고 드디어 출발일. 3월 비수기에다 밤비행기라 그런지 공항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쿠알라룸푸르까지 여섯 시간 정도 타고, 환승해서 페낭까지 다시 한 시간 정도 가면 오전 열 시쯤 도착이다. 하루를 벌 수 있겠다 싶어 정한 일정이었는데 사실 비행기에서 하룻밤 보내는 게 체력적으로 괜찮을지 조금 걱정되긴 했다. 다행히 비행기에도 사람이 별로 없어 네 자리 연석을 차지해 그나마 편하게 갔다. 환승까지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말레이시아 도착! 살짝 피로한 몸과 궁금한 마음이 섞인 채 새로운 공간에 첫 발을 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