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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씨 Apr 15. 2024

너에게_보고 싶지만 만나자고는 안 할게

2024 04 15 월

너에게 


봄비야.

아파트 현관을 나와 우산을 쓰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았어.

엔딩 벚꽃이네. 분홍. 

아무도 없는 공원에 꽃잎만 가득.

서로를 겹치고 겹쳐 길 양쪽으로 고인 꽃잎들.

그리고 조그만 동그라미 무늬로 수놓은 꽃길.

봄이 주는 선물이지.


비가 오면 내 생각이 난다던 너는 여전할지.

너의 글을 다시 찾아 읽은 후

너는 나의 비가 되었어.

비가 오면 내 생각해 달라고 바라는 내가 되었어. ^^


지난 금요일에 인쇄소에 다녀왔어.

아마 5월 5일이면 책이 나오겠지.

너에게 제일 먼저 건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에게 "고마웠어." 하고 살며시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못하겠지.

나. 는. 용. 기. 가 없으니까.

너의 용기를 기다릴 뿐이니까.


비가 오고 나는 너를 생각해.

네가 보고 싶어. 하지만 만나자고는 하지 않을게.

나를 위해서. 

너를 만나는 게 나는 부끄러워.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지.

만날 수 없지만 너와 내가 행복하게 사니까 그걸로 됐어.

나는 너를 언제까지나 사랑할 거야.

네가 준 우정을 언제까지나.

전엔 그렇게 두려웠던 우리 우정과 열정이.

이젠 너무나 귀여워서.

너무나 고마워서.


너는 나의 요정이었다. 그렇지?

나는 너의 무지개였고. 그렇지?

우리는 너무나 근사한 십 대를 가졌었네. 그렇지?

건강해야 하고, 계속 행복해야 해.

여기서 더 늙으면 절대 안 만나줄 거야. 하하하

하지만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사랑할 거란다.

알겠지! 그러니까 어느 날 외롭거든 나를 생각해.

언제라도 너를 향해 미소 짓고 있을 나를.

네가 나를 보러 오면 너를 꽉 안아줄 나를.

따뜻해진 나를. 어려서 겁이 너무 많았던 나는 용서해 주고.


오늘도 행복하자. 내 친구.

나의 Yu.


2024 04 15 mon


너의 지현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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