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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한중 Jun 01. 2023

알쏭달쏭 '숭어'와 '송어'

점(.) 하나 차이지만 '숭어'도, '송어'도 우리에겐 사랑스러운 물고기


수천, 수만의 물고기 중에는 비슷비슷한 이름들이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 중 ‘숭어’와 ‘송어’가 있는데 이 두 어종은 이름은 물론이고 생김새도 비슷하여 구별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숭어와 송어는 한 끗 차이라고 하는데 ‘ㅜ’와 ‘ㅗ’로 정말 점(ㆍ) 하나 차이다. 점하나 차이지만 서식 환경은 전혀 다른 물고기로 ‘숭어’는 바다와 기수(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를 오가며 서식해 바닷물고기로 구분하지만, ‘송어’는 맑은 계곡이나 호소 등 담수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로 구별하면 이해하기 쉽다.   

  



[숭어]는 염분농도가 적은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는 어종이지만, 우리나라 전 연안과 하구에 서식하며, 어렸을 때는 하천의 담수 수역까지 거슬러 올라와 생활한다. 초겨울 수온이 내려가면 외양으로 이동해 월동하고, 이후 내만의 염분이 낮은 지역에서 성장해 어미가 되면 다시 바다로 내려가 산란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숭어는 참숭어, 알숭어, 등줄숭어, 가숭어 등 네 종으로 분류하며, 숭어(崇魚), 수어(水魚), 수어(首魚) 또는 수어(秀魚)로 부르기도 한다. 또한 숭어는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는 속담에서처럼 도약력이 뛰어나며 활동 범위가 넓다.


회로 먹을 때는 다른 물고기 회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쫄깃쫄깃하면서도 씹을 때마다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필자의 경우는 ‘그렇게 느낀다’라는 것이다. 4계절 중 겨울이 제철인데 아직 까지는 자원이 풍부해 양식이 필요 없는 자연산 100%가 담보되는 물고기이기도 하다.     


숭어는 산지에 따라 맛에 대한 인식차가 커 ‘여름 숭어는 개도 안 먹는다’라는 속담까지 생겨날 정도로 호불호가 큰 어종이다. 그만큼 계절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봄이 제철인 숭어도 있는데 바로 부산의 가덕도 숭어다. 가덕도 숭어들이160년 전통 방식의 숭어잡이로, 플랑크톤이 풍부한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가덕도 앞바다의 가덕 수로에서 잡은 고기를 최고로 친다.


육질이 부드럽고 향긋한 단맛이 일품이어서 임금님 수라상에도 진상되었다고 하는데 누군가에게는 달고 쫄깃쫄깃한 숭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돈을 줘도 안 먹겠다고 하니 진실을 가리기는 어렵다.     


물고기 중 방언이 제일 많은 어종도 숭어다. 대충 해도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잡힌 ‘굴목숭어’ 늙은 숭어 ‘나머렉이’ 한강 하류의 7월 숭어는 ‘게걸숭어’라고 하는데 이는 산란 직후 뻘밭에서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에서 비롯되었으며,


‘눈 부럽 떼기’라고 부르는 숭어는 ‘너는 숭어도 아니다’라고 하자 눈을 크게 부릅떴다고 해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모치, 모쟁이, 무글모치, 댕기리, 목시락, 동어, 준거리, 출세어, 참동어, 덴가리, 중바리, 무거리’ 등 정말 다양하다.


숭어는 배꼽도 있는데 진짜 배꼽이 아니라 외견상 주판알 만하게 튀어나온 것을 배꼽이라 부른다고 하는데 이는 위의 출구로 마치 닭의 모이주머니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 같은 형태는 바닷속 진흙을 먹기 때문에 생긴 자연적인 현상으로, 위 속에 저장하였다가 유기물질이나 미생물을 영양분으로 흡수하고 불필요한 것은 체외로 배출하기 위하여 배출기관으로 발달한 것이라고 한다.


숭어의 암컷은 수컷에게 다정다감한 물고기로도 알려져 있다. 머리가 작고 방추형으로 허리가 절구통 같아서 스타일은 보잘것없지만 빛나는 은색을 지니고 있다. 숭어가 사랑을 나누는 잠자리는 진흙 속이며, 숭어의 암컷은 호의를 가진 수컷에게 입맞춤을 당하면 몹시 기뻐한다고 한다.


산란할 장소를 찾아서 그곳을 청소하고 수컷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그만큼 정조 관념이 굳은 물고기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숭어와 관련해서는 [숭어, 숭어의 꿈, 잡담 숭어와 송어] 등 책도 출간되어 있다.    


  

[송어]는 대표적인 냉수성어종으로 예로부터 ‘맛이 달고 독이 없어 오장을 이롭게 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으며, 전국적으로 양식어종 및 유료 낚시터로 운영되는 곳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송어 하면 단연 평창이다. 매년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경까지 37일에서 길게는 66일까지 개최하는 송어 축제로 명성이 높은 곳으로 이 축제는 2007년부터 시작하여 2019년까지 모두 13차례 개최하다 코로나192020년부터 3년여간 중단되었으나 올해부터 재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송어는 깨끗하게 흐르는 물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냉수성어종으로 한겨울 오대산이 품은 해발 700m 고원마을에서 펼쳐지는 축제에 매년 60~7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별미를 맞본다고 한다.     

 

   또 양평에는 수미마을이라고 있는데 매년 6월이면 딸기 체험과 송어와 놀자라는 주제로 딸기송어축제를 동시에 개최하는데 이곳 역시 매년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반대로 서해안 천수만에서는 민물 어종인 송어를 바다에서 양식(성장)하고 있는데 매년 5월이면 남당항 일원에서 ‘바다 송어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민물송어에 비해 육질이 탄탄하고 병해에 강하며, 성장도 빨라 생산성이 뛰어나고 민물 특유의 흙냄새가 없어 맛과 향이 월등하다는 것이 커다란 장점으로 차별성을 입증해 가고 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바다를 좋아했고 지금도 동경한. 그리고 [무한한 바다는 사료 창고]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육지로부터 온갖 오염물질을 받아들이지만, 표정 한 번 변하는 일이 없다.


바다이기  때문이다. 높낮이가 없는 순백의 청렴한 바다, 어는 한순간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을 거스른 적 없이 하루 46시간 25분마다 바닷물을 수평선 너머로 끌고 같다가 어느새 다가와 처~~썩 처~~귓전을 울린.


쉴 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들을 거리를 제공하는 海는 오늘도 묵묵히 자기의 소임을 다하고 있어 동ㆍ서ㆍ남해로 포근히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정말 행복한 나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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