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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썰양 Dec 16. 2021

9급 공채 세무공무원의 승진 시나리오

9급 신규가 세무서장이 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국세청 입사를 앞두고 있는 합격자나 초임 발령받은 새내기, 혹은 국세청 입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국세청에서 나의 진로가 어떻게 진행될지 상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승진소요최저연수와 경험에 비추어 9 공채 출신의 승진 스토리를 가상으로 구성해보았다.


 9급(4년)

국세청에 9급 공채로 입사한 경우 세무서에서 수 년을 근무해야 8급으로 승진한다. 본·지방청에서는 8급부터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9급으로 입사했다면 무조건 세무서에서 빨리 승진해야 한다. 신규직원은 순환보직제도가 적용되어 매년 다른 부서에서 일을 하며 경험을 쌓게 되는데, 운영지원팀이 세무서의 행정업무를 하다보니 서장님 눈에 자주 띄어서 근평을 잘 받을 수 있으니 승진이 멀지 않았다면 운영지원팀을 지원해보는 것도 좋겠다.

 

8급(4년)

정기 인사이동이 2년마다 있다보니 두 번째 세무서에서 8급으로 승진했다면 그 다음 인사이동을 본·지방청으로 하자. 본·지방청엔 과마다 8급이 1~2명씩 있어서 TO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9급으로 세무서에 근무하는 동안 본·지방청에서 승진해서 세무서로 전출해온 분들이나 과장님, 팀장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본·지방청 전입자 모집 시즌에 추천을 부탁드리면 본·지방청 전입 가능성이 높다.


본·지방청 8급은 대개 서무업무를 한다. 각종 자잘한 보고와 잡일을 도맡아 하는 일꾼이다. 직접 본연의 업무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조사국의 경우 역량이 뛰어난 8급은 주도적으로 조사업무를 하기도 한다. 본청은 빠르면 전입 2년차일 때도 승진하는 경우가 있지만 지방청은 넉넉잡아 4년 정도 걸린다.

 

7급(6년)

7급으로 승진해서 세무서로 전출하면 2년동안 근무하고 다시 본·지방청으로 전입한다. 요즘은 1년 만에 다시 본·지방청으로 전입하기도 하는데, 일찍 전입한다고 일찍 승진시켜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1년만에 전입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요즘은 우수인재 영입을 위해 본청을 우대하는 경향이어서 본청 전입 3년만에 6급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많다. 지방청은 전입 후 4~6년은 소요되는 편이다.

 

6급(7년)

6급으로 승진해서 세무서로 전출했다가 2년만에 다시 본·지방청으로 전입한다. 6급에서 5급 승진은 바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관 내정자로 승진해서 1~2년간 6급 내정자 신분으로 지내다가 근평순서에 따라 차례차례 행정사무관으로 발령을 받게 된다.

내정자 승진까지 본청은 4~5년 소요되고, 지방청은 5~6년 정도 소요되어서 본·지방청간 크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청에는 최대 6년까지 근무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본청은 승진 못하고 쫓겨나는 경우는 없어서 안정적이라고 하겠다.

내정자로 승진하면 세무서로 전출해서 1~2년 정도 6급으로 근무한다. 1년 내에 과장직무대리로 발령받으면 운이 좋은 편이고, 특별승진한 경우엔 사무관 임관이 늦어진다.


5급(6년)

사무관으로 임관하면 지방 세무서에서 과장으로 1~2년 근무하게 된다. 이때부터 진짜 ‘관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본·지방청으로 전입해서 서기관 승진을 향해 뛰게 되는데, 지방청에서는 각 국에서 1년에 1명 서기관 승진자가 나올까말까 해서 정말 서기관 승진을 하고 싶으면 본청으로 가야 한다. 본청에서 4-5년만에 승진하면 선방한 케이스다

 

4.5급(2년)

본청에서 뼈를 갈아 서기관으로 승진했다고 해서 바로 세무서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역량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보고서도 써야 하고 역할극을 하는 등 만만치 않다고 한다. 행시 출신의 젊고 똑똑한 서기관들에게는 유리한 시험이나, 50대인 공채 출신 서기관들에게는 버겁다. 역량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몇 개월 후에 다시 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몇 번씩 떨어졌다가 겨우 시험에 통과해서 어렵사리 서장이 되신 분들도 더러 계신다.

역량평가를 통과했어도 본청에서 복수직 서기관(4.5급)으로 1년 이상, 지방청에서는 2년 이상 기다려야만 초임 세무서장으로 발령받아 ‘기관장’이 된다.

 

이렇게 세무서장이 되기까지 29년이 걸린다.

 

이 시나리오는 본·지방청과 세무서를 왔다갔다하는 초고속 승진을 가정한 것인데, 대학을 갓 졸업하고 9급으로 입사한 25세 청년이 본지방청에서 뼈를 갈아 넣어 서장님이 되고 나면 54세가 된다.

 

물론 각 단계마다 1년 정도 단축할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50세는 되어야 겨우 서기관이 된다.

 

청춘을 갈아넣고, 가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세무서장이 되고 나면 행복할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보아도 견적이 안나와서 서기관은 진작에 포기했다.

 

승진을 선택지에서 지우고 나니, 국세공무원으로서의 커리어를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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