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고 싶었다
그녀와 크리스마스는 함께하지 못했다. 집으로 내려와 가족과 함께하는 대신 새로운 우리 보금자리를 찾는데 시간을 쓰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을 잊은 지 오래지만 새로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크리스마스를 함께하지 않는다는 건 뭔가 헛헛한 느낌을 줬다.
크리스마스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 거리엔 지아 또래의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들이 눈에 띄었다. 가족들이 유독 많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들 손에 들려진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유난히 달콤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웃음 또한 더 행복해 보였다.
보금자리 후보지를 살피는 걸음이 때론 무겁기도 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그럴 때마다 홈캠 속에 비친 그녀와 저장된 그녀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이번은 함께하기 위한 작은 희생일 거야. 내년엔 함께 보낼 수 있겠지!’
애써 발걸음에 힘을 실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돌아온 집엔 여전히 그녀와 옆지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힘껏 안았다. 언제나 옆에 있었다는 듯 내게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요구했다. 옆지기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책상 위에 빨간 편지봉투가 놓여있었다. 옆지기가 쓴 크리스마스 카드다. 서두엔 연인에 친숙하게 부르던 이름과 ‘지아 아빠에게‘라는 새로운 단어가 쓰여있었다.
이번 주말 한껏 가족과 시간을 즐기고, 행복을 느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