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진 그녀

마음이 더 아파

by 마음슥슥

“으아아아앙아앙앙!!”


글로 담기 힘든 고성의 목소리로 그녀가 울기 시작했다. 분명 제대로 터진 울음이다.


지아가 안겨 있다가 어깨를 깨물었다. 안고 있던 팔뚝을 물린 적은 있었다. 다만 그때는 시각적으로 보고 있는 도중이었고, 이번보다 덜 아팠기에 내 반응은 꽤나 단조로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은 불행히도 내 반응이 달랐다. 예상치 못했던 순간에 물렸고, 고통이 상당히 컸다. 그녀를 사랑스럽게 안고 있던 손이 내 몸에서 떨어지며, 그녀를 쳐다봤다. 회상하면 그 눈빛은 당황스러운 기색보다는 차갑고, 원망 섞인 눈빛에 가까웠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채 15개월이 되지 않은 아이에게 내 눈빛은 어떻게 비쳤을까?


안전하리라 믿었던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의심, 내가 편안히 안겨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닐 수 있겠다는 의심, 일주일 만에 와서 몇 번 안아주고 위협적인 눈빛을 보내는 아저씨.


‘젠장, 아직 아빠 되긴 한참 멀었나 보다.’

내가 순간 참았으면 별것 아닌 일이었다.


깨물린 어깨보다 지아가 받았을 상처를 짐작하는 마음이 더 아팠다.


그녀는 내 품을 떠났다. 옆지기 품에 안겨 한참을 더 울더니 내 곁에 오지 않았다. 멋쩍어 내가 곁에 다가가니 운다. 자신에게 위협적인 눈빛을 보낸 존재를 구분해 낼 수 있는 본능에 대한 놀라움과 고작 눈빛 한 번에 토라져 아빠를 무시하는 서운함이 교차해서 나타났다.


엄마 껌딱지가 되버린 그녀가 야속하지만, 내 잘못이다.


삐쳤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더 잘해서 만회하면 될 일이다. 화나는 순간에 한 번 더 미소로 답할 수 있는 아빠가 되자. 동화책 읽어달라고 할 때 좀 더 실감 나게 읽어주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기분 탓인지 그녀가 내게 미소를 잘 지어주지 않는 것 같았다. 마음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지아야, 아빠가 지은 표정 어떻게 느껴졌어? 아빠가 놀라고 아파서 지은 표정이 널 아프게 했을까 봐 걱정돼. 아빠는 널 진심으로 사랑한단다. 앞으로 더 네 마음을 신경 쓰는 아빠가 될게.’


지아야 미안해. 딸기 하나 더 줄게 봐주라


“목 뒤에 상처나 있다. 긁힌 거 같은데, 지아가 그런 거야?”

“응.”

“응? 난 한 번도 긁힌 적 없는데.”


깨문 것에 대한 복수일까? 정말 아빠를 미워하게 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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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