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출근길에 직장 동료를 만나면 가볍게 목례만 한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인사해버렸다. 사무실 입구에서 마주친 신입사원이 우렁찬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를 외쳤기 때문이다. 신입사원이 큰 소리로 인사를 하니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졌다.
점심시간, 구내식당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조리사들은 밥, 반찬, 국을 퍼서 배식대 위에 올려주었고 직원들은 식판 위로 그릇을 옮겼다. 음식을 받으며 조리사와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시간, 직원들은 조리사와 눈을 마주치지 않고 그릇만 옮겼다.
내 차례가 됐다. 아침에 신입사원에게 인사를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반찬 접시를 집어 들면서 인사를 건넸다.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긋한 조리사가 나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맛있게 드세요.” 내가 인사를 건넨 조리사는 모두 정겹게 인사를 받아주었다.
신기하다. 내가 얼마나 정성껏 인사하느냐에 따라 상대도 딱 그만큼 인사한다. 내가 목례를 하면 상대도 목례를 하고 내가 소리 높여 인사하면 상대도 소리 높여 인사한다. 내 앞에 있는 상대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내가 웃으면 상대도 웃고 내가 화내면 상대도 화낸다. 상대를 웃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먼저 웃으면 된다. 상대를 즐겁게 하려면? 내가 먼저 즐거우면 된다.
다른 사람이 먼저 내게 살갑게 해 주기를 바랄 때가 많다. 고개를 숙이고 싶지 않다. 내가 웃으면서 다가가려니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상대가 내게 잘해주면 나도 잘해주겠지만 먼저 잘하긴 싫다. 목 뒤가 점점 뻣뻣해지고 눈빛은 상대를 경계하고 밀어낸다.
생각을 바꾸어보자. 상대에게 살갑게 인사하고 대화를 걸면서 가장 기분이 좋아지는 건 나다. 상대를 대접하면 나도 상대에게 대접받게 된다. 오고 가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면 모든 사람이 내게 고개를 숙인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고, 엑 하면 떽 한다. 내가 먼저 밝게 인사하고 상대를 너그럽게 대하면 행운이 내게 온다.
상대의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방법, 상대의 성의를 끌어내는 방법은 하나다. 내가 먼저 고개 숙이고 성심껏 상대를 대하는 것이다. 이는 만고불변의 진리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와 있을 때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대하고 있는지 돌아보자. 내일은 용기를 내서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가면 어떨까. 결국 제일 행복해지는 건 나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