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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냥 Oct 30. 2021

금요일

불금이 사라진 지 꽤 됐다. 예전 같았으면 금요일마다 홍대, 강남 클럽에, 식당에, 카페에, 길거리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불타는 금요일'을 만끽하느라 정신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어쩌다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올 때면, 지하철도 버스도 앉아서 갈 수 있을 정도로 한산하다. 옛 생각도 나고 썰렁한 기분까지 든다.


물론 지금도 인기 있는 곳에는 둘셋씩 모여 앉아 저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음량을 조절한 것처럼 뭔가 예전과 다르게 차분한 느낌이다. 1, 2년 만에 달라진 우리의 모습이 익숙해지고, 예전에 당연했던 모습이 낯설어지고 있다.


어쩌다 가끔 약속을 잡고 번화가로 나가도, 예전 같지 않은 인파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침울해진다. 사람 많은 곳에서도 별다른 걱정 없이 지냈던 시간들이 종종 그립기도 하다. 새해 첫날 다 같이 종각에 모여 카운트다운을 하던 날, 같은 감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몸을 부대끼며 열광했던 콘서트장, 베이킹 수업 후 꿀 같은 시식 타임, 함께 울고 웃던 경기 관람.. 너무도 많은 사소한 일상들이다.


마스크를  후에 새로운 장점도 있지만, 기억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들도 많다. 다시 생각해보면, 바뀐 게 많다곤 하지만 언제 다시 누릴지 지금일상도 사라져 버리기 전에 항상 소중히 대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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