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집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정리 정돈하도록 하시지만, 집이 깨끗하고 정돈된 상태가 우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다.
어제 분명 정리 싹 하고 잤는데. 아침 차리고 먹이고 정리하는 사이에 거실바닥 방바닥 주방바닥은 다시 초토화된다. 반나절도 안 되어 또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장난감들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너저분한 집 안에서 왜 화가 치밀어 오르냐면, 그 순간 이 가정의 주인이 하나님이 아니라 엄마이자 주부인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집이 좀 지저분하여도, 하나님은 여전히 좌정하신다. 집이 너저분하여서 못 견디겠는 건 나지, 하나님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우리 집보다 훨씬 더 엉망진창인 내 마음 상태도 오래 참으시는 분이시다.
지저분한 집에서 씩씩거리고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면서 정리를 직접 하거나 강요하는 내 모습보다는, 환장의 장난감 천지 가운데서라도 아이들과 눈 한 번 더 맞추고 책 한 권 더 읽어주고 즐거운 마음으로 역할놀이 한 타임 더 하는 내 모습을 하나님은 더 기뻐하실 것이다.
우리 가정의 주인은 아내이자 엄마이자 주부인 내가 아니다. 가장인 남편도 아니고, 많은 순간 중심이 되곤 하는 아이들도 가정의 주인은 아니다. 우리 가정의 주인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질서를 세우시고,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당신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시도록 기도하는 내가 되기를.
집이 지저분하여도, 하나님은 여전히 좌정하신다. 하나님이 못 견디시는 건 너저분한 거실이 아니라, '정돈된 상태'라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집의 상태를 마음대로 판단하며 가정의 주인 자리에 앉아있는 나의 교만한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