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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량 Nov 01. 2023

그거 조울증이야

그거 조울증이야.


이미 조울증을 겪고 있는 친구의 한마디가 나를 때렸다. 평생 우울증인 줄 알았는데 내게 조증 삽화가 있었나. 병원에 가 봐야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무언가 하고 싶고 미친 사람처럼 새로운 자극을 계속 찾다가 갑자기 우울해지고 모든 일이 부질없게 느껴진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마음이 곪아가는 게 만져지는 것 같다. 이렇게 슬픈 적이 없는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친구는 우는 것에도 에너지가 필요하고 지금 나는 울 힘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유도 없는 슬픔. 당황스럽고 그 와중에 슬프다. 가슴이 답답하다. 마음이 아픈데 가슴 한가운데서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다 밤이 오면 밤이 지나가길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얼른 아침이 와서 움직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끙끙 앓고. 낮이 되면 진이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이상하다. 내가 이상하다.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것 같다. 그대로 깊은 물속으로 끌려가고 내 위로는 빛이 있다. 빛을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다. 숨이 부족해진다. 모든 걸 놓고 싶다.


병원에 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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