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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초량 Jul 11. 2024

이상한 사람

이상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아니, 사귀고 있다.


사귀기 전에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건네고,

낮이고 밤이고 나를 만나러 와 줬다.

날 이성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안아줬고, 쓰다듬어줬다.


사귄 이후에는

종종 말다툼 비슷한 것을 했다.

어제도 그러했는데

그 모든 상황이 다 끝난 후에 그 사람은 내게 물었다.

본인이 한 말 중에 상처가 되는 말이 있었냐고.

나는 없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따뜻해서 있어도 없다고 하고 싶었다.


'따뜻함'이라고 하면

전기장판 위에 올려진 이불 따위를 떠올렸다.

지금은 그 사람의 살냄새, 체온, 목소리를 떠올린다.

형태도 없는 것을 기억하려 애쓴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을 놓지 않으려

끊임없이 애쓰는 내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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