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바라기들

무엇을 바라보며 살까

by 숲속의조르바


그리스 하면 떠오르는 곳, 파르테논신전은 아테네의 넓은 벌판 중심에 거짓말처럼 솟아있었다. 서울의 남산처럼 봉긋한 바위 언덕 위에 고고하며 경건하게 두둥실 떠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꿈꿔오던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올라 파르테논신전을 돌아보고 나서 산 아래의 경치를 바라보니 비로소 내가 선 곳을 향한 수십 수백만의 까마득한 눈들이 보였다.



한반도에 고구려, 백제, 신라가 태동하기도 전인 기원전 400년 무렵, 고조선과 삼한시대에 즈음에 세워진 퍄르테논신전을 바라보기 위해 허물고 다시 짓기를 반복하며 2400년 가까이를 자리한 집들이 분명했다.


한강뷰의 아파트가 비싸다고 한들, 이처럼 유서 깊고 경건한 전망을 가진 집이 있을까 싶었다.








뉴욕은 멋진 야경으로 유명하다. 미국을 여행 할 당시 숙소의 주인에게 야경 볼 곳을 물으니 맨해튼의 초고층빌딩들과 부르클린브릿지가 허드슨 강에 비치는 모습이 멋지다며 맨해튼의 강 건너, 부르클린브릿지 아래 공원을 일러 줘서 감탄을 하며 야경을 본 적 있다.


야경을 보다가 문득, '저 근사한 강건너의 부자들은 자기들이 속한 이렇게 멋진 풍경을 스스로는 못 볼 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일본의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의 일화가 떠올랐다.


기타노 다케시는 포르셰를 갖는 것이 꿈이었는데 연예계에서 크게 성공해 돈을 벌자 포르셰를 구입하고는 친구를 불러 운전을 맡기고, 자신은 택시를 타고 그 뒤를 따라갔다고한다. 택시 기사에게 앞서가는 포르셰가 자기 차라고 멋지지 않느냐고 자랑을 하니 택시기사가 의아해서 왜 직접 운전을 하지 따라가 달라 하느냐 묻자, "내가 직접 운전하면 저 멋진 포르셰가 안 보이잖아!"라고 말했다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동네라는 강남구 어는 동네는 기본적으로 수십억에 달한다는, 궁전으로 스스로 이름 지은 가장 비싼 주상복합들이 줄을 서있는데 그들의 맞은편에는 한국땅에서 가장 가난한 판자촌마을이 있다. 뉴욕에서 든 생각을 대입하면, 저들이 바라보는 서로의 풍경은 아이러니에 빠지게 된다.


ⓒ 인권실천시민연대



파르테논 바라기를 하는 아테네의 사람들, 허드슨강 바라기를 하는 뉴욕의 사람들, 한강 바라기를 하는 서울 시민들, 바다 바라기를 하는 모든 바닷가의 사람들마냥, 돈 있고 힘 있는 저 사람들이 약자들을 바라보기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참으로 희망차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는 무엇을 바라보며 살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