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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것의 비애

목련이 지기까지

by 숲속의조르바 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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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달라지는 목련의 꽃망울을 보다가 예전에 찍어두었단 목련이 지고 난 후의 사진이 떠올랐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 중에 가장 깨끗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 휴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순백의, 가장 부드러운 존재로 태어난 휴지는 그 고결한 모습과 달리 가장 비애로운 최후를 맞이한다. 인간이 더럽다고 여기는 온갖 것들을 처리하는 데 사용되고 처참히 버려진다.  더 비참한 사실은 일회용이라는 것이다. 방바닥 걸레만도 못한 대접이다.


염색 기술의 여하를 떠나 흰 옷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결혼식이나 장례식같은 가장 중요한 순간이나 숭고한 의식에 이용된다. 순결함과 거짓 없음을 표면적으로 드러 내는 상징적 이유일게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흰 옷은 작은 때나 얼룩도 도드라지게 하는 단점이 있다. 가장 순결하고 깨끗한 백목련이 지는 모습이 여타의 색을 가진 꽃들보다 더 처연하고 처참해 보이는 이유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사람들이 종종 이용을 당하고 상처를 받는 것을 본다. 마음과 생각의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의 비애가 아닐까 싶다.



가장 더러운 것이 무엇이느냐는 질문에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이라면 돈이라고 하는 걸 본다.


가장 더럽다는 그것을 모으기 위해 오늘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애써 노력하고 있다.


그 더러운 것, 나한테 와서 몽땅 버려 주면 좋겠다.  


전국수거가능, 수거 비용 무료!



< 저금통 털기, 2001 >




#보고싶습니다 #노회찬의원님 #똥묻은자들이재날린분에게 #똥묻은자들에겐휴지도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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