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데이라는 함정을 조심하세요
다이어트에 있어 중요한 요소. 바로 식단이 아닐까. 지금까지 16kg 체중감량을 하면서 계속 신경 쓰는 부분이다. 굳이 식단과 운동의 비중을 따지자면 7(식단):3(운동) 정도. 운동이 덜 중요한 게 아니다. 하지만 식단이 없는 운동은 다이어트 중 몸을 더 크게 키우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슬림한 몸을 목표로 한다면)
그렇다고 매번 단백질, 채소, 적은 양의 탄수화물을 포함한 음식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아무리 닭가슴살을 좋아하더라도 몇 달을 닭가슴살만 먹으라고 한다면, 누구나 질릴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는 단기전보다는 장기전으로 이어갈 때 효과가 좋고 지속성이 길어진다. 이를 위해 영리한 다이어터로서 취해야 하는 게, 바로 밀당의 자세. 밀당이 관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다이어트에도 밀당이 필요하다. 즉, 느슨하게 밀어내는 시기가 있어야 한다. 잠시 쉬어가면서 식단을 잊고 먹고 싶은 음식을 즐기며. 이를 요즘은 치팅데이라고 한다지.
치팅데이의 의미
다이어트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있다가 12주에 1회 혹은 정해진 기간마다 1회 정도 먹고 싶은 음식들을 먹는 방법으로, '치팅 밀(cheating meal)'이라고도 한다.
‘속인다’는 뜻의 ‘cheating’과 ‘day’가 합쳐져 만들어진 용어로, 다이어트 기간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있다가 12주에 1회 혹은 정해진 기간마다 1회 정도 먹고 싶은 음식들을 먹는 날을 말한다. 영어로는 '치트 데이(cheat day)', '치트 밀(cheat meal)'이라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치팅데이는 다이어터에게 있어 사막에 오아시스 같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억눌러 왔던 욕구를 해소하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얼마나 행복한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다이어트 중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억지로 참다 보면, 끝난 이후에 식욕이 폭발하게 된다. 결국 요요로 이어지게 되고 급기야 관리 전보다 더 살이 찌는 경우가 발생한다.
더불어 장기간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몸에 영양소가 편중되기 마련. 채소, 단백질 위주의 식단이 중심이다 보니 탄수화물이 부족하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중요한 에너지 소비원으로, 계속 부족하면 몸의 에너지 대사가 흐트러진다.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어 다이어트가 지속되기 어렵다.
게다가 우리가 누구인가. 고기를 먹거나, 감자탕을 먹을 때 아무리 배가 불러도,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 밥의 민족이 아닌가. 이미 탄수화물에 익숙한 DNA를 지닌 자들이다. 그러니 탄수화물을 잠시 허락, 몸이 지닌 익숙함을 느끼는 시간이 필요함은 당연하지 않을까.
치팅데이는 다이어터들에게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철저한 식단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를 주기도 하지만, 자칫하면 음식 앞에서 의지를 잃고 폭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슬기로운 치팅데이를 지속할 수 있을까.
치팅데이에는 어떤 음식도 괜찮지 않나요? 미안하지만 아니다. 가급적 피해야 할 음식들이 있는데 고열량, 고탄수화물 음식들. 당분과 나트륨을 가득 품은 음식들이다. 예를 들면 짬뽕, 마라탕, 떡볶이, 감자튀김 같은. 그중에서 NO.1은 떡볶이. 달고 짠 고추장 양념이 듬뿍, 정제 탄수화물 최고봉인 떡의 조합은 웬만하면 피하길 권한다. 그리고 국물에 가장 많이 나트륨이 들어있다는 걸 아는가. 맵고 짠 국물을 들이켜는 것은 나트륨을 몸에 들이붓는 거나 다름이 없다. 이미 저당, 저나트륨 식단에 익숙해져 있는 몸에 나트륨이 가득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몸은 나트륨을 꼭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그대로 붓기와 살로 이어지게 된다.
그럼 치팅데이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까. 고단백과 비타민, 무기질을 품은 음식이면 무엇이든 좋다. 굽거나 튀긴 음식도 이 날만큼은 허용한다. 실제로 내가 치팅데이를 할 때 즐겨 먹는 음식은 돈가스, 햄버거, 양갈비, 연어회, 월남쌈이다. 다른 음식들은 그렇다고 치지만 돈가스와 햄버거라고? 의아한 분들도 있겠지. 돈가스를 먹을 땐 함께 나오는 밥은 살포시 밀어 놓는다. 대신 곁들여 나오는 양배추와 돈가스를 중심으로 식사를 한다. 햄버거의 경우 위에 덮인 빵을 하나 빼고 먹거나, 온전히 하나를 먹는다. 하지만 감자튀김에는 절대로 손대지 않는다. 돈가스의 튀김옷, 햄버거 빵에 이미 탄수화물이 들어 있기에 굳이 밥과 감자튀김으로 더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식단에서 중요한 건 탄단지 밸런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적절한 조화) 한쪽에 치우친 식사를 즐기기보다 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한쪽 영양소로 치우친 음식들 중 눈이 번쩍일 정도로 자극적인 음식이 많다. 이왕 즐기는 치팅데이라면 좀 더 스마트하게 즐겨보자.
치팅데이에 오해라면 오해라 할 수 있는 점. 치팅데이는 하루 종일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는 날이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잠이 들 때까지 음식을 달고 있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한 끼에 먹고 싶은 걸 먹는 게 좋다. 그리고 한 번에 다 먹는 것보다는 한 가지 음식에 집중해서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라. 다시 내일부터 다이어트를 안 할 사람처럼 후회 없이 먹다 보면, 다음 날 체중계에 올라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어제를 후회하게 되어버릴 테니.
몇 년 간 운동과 식단을 꾸준히 한 사람에게는 실은 치팅데이는 그리 의미가 없다. 오랜 기간 만들어진 근육과 높은 기초대사량으로 이미 섭취한 열량은 계속 소비된다. 그래서 전날 많이 먹어도 다음 날 아침이면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돌아온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중, 상당수는 이제 막 다이어트를 시작하거나 다이어트를 반복하고 있는 이들일 터. 가급적 다이어트 초기에 치팅데이는 삼가는 게 낫다. 한두 달 정도 운동과 식단으로 체지방을 감소, 근육과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나서 시작하자. 그리고 최소 열흘 내지 2주의 텀으로 진행하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치팅데이에 불어난 살과 몸무게를 다시 빼야 하는 일이 생길 테니. 다람쥐 챗 바퀴 돌 듯, 다이어트 기간 내내 그런 루틴을 반복하기에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난 처음에는 치팅데이를 따로 두지 않았다. 대신 자주 다이어트 식단에 단백질을 더 추가하거나 통곡물 빵을 먹으며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그렇게 몇 달간 관리를 한 덕분일까. 이제 일반식은 종종 먹어도 괜찮다. 하지만 다음 날은 무조건 철저히 관리, 전 날 먹은 음식이 줄 수 있는 영향을 날리려 한다. 결국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언제까지 이렇게 관리를 할 거냐고? 앞으로 딱 4kg 만 더 빼볼게요.
치팅데이는 다이어터에게 자유를 주지만
그만큼 책임도 따라온답니다
그대의 슬기로운 치팅데이를 응원합니다
메인사진, 돈가스, 햄버거 사진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