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ames 아저씨 Apr 12. 2024

27화: 새끼를 낳고 온 애...

지난겨울에 온 고등어는

배가 불러서 온 고등어...

오른쪽 끝의 애가 새로 온 고등어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겨울부터 아침, 저녁 데크 오른쪽 예전 '치즈 2호'의 영역으로 와서 밥을 먹고 가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정말 성실하게 매일 그렇게 와서 밥을 먹고 가는데 내가 가까이 가면 경계를 합니다만 도망가지는 않는 애입니다.  그리고 한 겨울 무렵 어느 날 보니 배가 좀 나와 있어 보이는데 처음엔 고양이들 배가 나온 애들이 꽤 있어 이 애도 그런 앤가 했습니다. 이곳 터줏대감인 '턱시도'가 좀 경계를 하지만 쌈까지는 가지 않고 서로 

신경을 좀 세우는 편이긴 합니다만 애가 밥을 먹으러 데크로 오는데 기존의 '턱시도'나 '치즈 1호'가 이 애와 싸움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신기하다 싶었습니다.

이 애의 배는 점점 불러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보니 이 애는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것입니다. 아... 이 애는 지금 새끼를 밴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확인할 수는 없고 그냥 열심히 밥을 먹으러 오니 밥을 열심히 주었습니다. 다른 애들과 부딪힘도 없는 애고 하니 다행이었고요.... 그렇게 이 애는 추운 겨울, 거의 하루도 안 빠지고 아침, 저녁에 와서 밥을 먹고 

갑니다. 다른 애들과 싸움도 안 하니 참 이쁘고요....

간식을 먹고 있는 신입 고등어

데크 위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내가 퇴근 한 날, 기특해서 간식을 주었더니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배는 점점 불러오는 것 같았습니다. 데크 오른쪽 영역에서 밥을 먹지만 간식을 줄 때나 밥을 주기 전에는 데크 중앙인 현관까지 와서 냐옹대며 기다리고 보챕니다. 밥을 빨리 달라고....

왼쪽: 데크 오른쪽 영역에서 밥을 먹고 중앙: 애들과 섞여서 밥을 먹고 오른쪽: 밥을 먹는 고등어 배가 많이 불러왔습니다

 그런 이 애는 이 봄, 정말 배가 남산 보다 더 커진 것 같았습니다. 저러고도 다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러던 며칠 전 저녁엔 밥을 먹고도 가지 않고 자꾸만 현관으로 들어 오려하는 것 같아서 일단 현관문을 좀 더 열어 놓고(배 나온 애가 들어올 있게) 지켜봤는데 현관 안을 들여다 보고 뭔가 고민(?)을 하는 건지 여하튼 선뜻 들어와 자리를 잡지 않고 들어와 잠시 둘러보곤 나를 보면 다시 나가고... 턱시도가 문 앞에 

있으니 또 쉽게 들어오고 계속 현관을 노리는 것 같은데 선뜻 들어오지 못하는 게... 왜 저럴까 하다...

생각해보니 마치 새끼 낳을 자리를 보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현관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고 문을 열어 놓으면 여러 고양이들이 들어오는 곳이니 애가 새끼를 낳은 장소로는 적당치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는 애를 보며 또한 안타까운데 딱히 무얼 어찌해야 좋을지 떠오르지 않는 

겁니다. 그렇게 그날 애는 한참을 망설이며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안에 들어와서는 둘러보다...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에 안 왔습니다. 

제법 날씬하게 나타난 고등어

그리고 그다음 날도 안 왔고요... 

그렇게 며칠을 이 아이가 안 왔고 아침, 저녁으로 

매일 오던 애가 안 오니 분명 이 애는 어딘가 새끼를 낳은 모양이구나... 하며 한편으로는 안심을 한편으로는 걱정을 하게 되었지요. 해산을 하고 뭔가 고단백으로 잘 먹어야 할 텐데... 그래야 젖도 잘 나오고 어미가 일단 건강해야 새끼를 잘 보살필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이 아이가 드디어 나타났는데 몸이 홀쭉해져 나타난 겁니다.  

정말 어딘가에 새끼를 낳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산모에게 줄게 밥 말고, 통조림 밖에 없어 급히 통조림을 주었습니다. 젖이라도 잘 나와야 애들을 먹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 애는 매일 오지 못하고 며칠에 한 번씩 나타나 밥을 먹습니다. 이 애가 오면 통조림을 주는데 귀신처럼 통조림을 열면 냄새를 맡고는 어디선가 애들이 나타납니다. 고양이들 후각이 장난 아닙니다

요즘 이 애덕에 다른 애들도 통조림을 먹습니다.


하지만 이게 길냥이들을 돌보는 저의 고민입니다. 이렇게 새끼를 낳아 또 길냥이가 늘어가는 게 좋은 일이 

아님이 분명하고 이건 그 아이들에게도 또 우리가 사는 사회에도 말이죠...

물론 야생에서 길냥이들은 새끼를 낳으면 그중 성묘가 되어 독립하는 애는 기껏 한.두마리 정도라 합니다. 

대개 어릴 때 영양결핍이나 질병으로, 겨울엔 얼어죽고, 다른 동물들에게 해를 당하거나, 또는 차에 치어, 

또는 어미와 떨어져 잃어버려... 죽고 만다고 합니다. 

도시에서는 이 길냥이 문제로 주민들과 마찰도 있다 하고요... 

시골인 우리 동네는 다행히 동네 주민들과 마찰은 없습니다. 얼마 전 마을 이장님과 반장님이 오셔서 고양이 밥을 주는 저 러더 자기네도 고양이 밥을 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네는 고양이를 돌보는 집이 3군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동네 입구 아랫집에도 고양이들 소리가 나고 가끔 쓰레기 배출해서 문밖에 내놓을 때 고양이 사료나 간식 포장지 같은 게 있는 걸 보면 그 집도 고양이를 돌보는 집 같고 또 위에서 말한 우리 동네 반장님 댁도 고양이를 돌보는 집입니다. 이곳은 딱히 고양이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동네서 그걸 문제시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길냥이들 문제는 딱한데 해결책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brunch.co.kr)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 (brunch.co.kr)

사람과 사람들 매거진 (brunch.co.kr)

감정유감 매거진 (brunch.co.kr)      

뱁새의 찢어진 다리 매거진 (brunch.co.kr)


이전 28화    26화: 흑화 하는 블랙이 2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