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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Aug 22. 2023

[#3: 어느 날, 고양이]

3회: 또 다른 애 호피....

고양이는 내 삶속에 없던 애들이었습니다

그러던 2022년 12월 겨울 어느날 고양이가 내 삶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자두네 집 탁자에 올라와 잠자기도 하고 밥을 먹기도 하는    호피

턱시도에게 밥을 챙겨주니 치즈 1호가 오고 또 이번엔 호피가 왔습니다. 호피, 이 아이는 아직 어리고 작아 

큰 애들인 턱시도와 치즈 1호에게 영역싸움에서 밀려 감히 우리 집 현관 앞으로 와 밥을 먹지는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기에 먹을 걸 챙겨주었더니 어느 날부터는 개집에 와서 자릴 잡고 있습니다. 정말 용감무쌍하게도 진도견의 우리로 제 발로 들어온 겁니다. 사실 진돗개들은 고양이와 상극이라 고양이만 보면 난리가 나는데 거길, 그 우리를 제 발로 들어와 자릴 잡고서 먹을 걸 달라고 합니다

자두는 집 근처에서 배회를 하던 얘를 보고 난리를 피우며 잡겠다고(?) 낑낑거리곤 했습니다만... 

이게 무슨 꼴인지 대범하게도 자두집에 와서 탁자 위에서 먹을 걸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밖에 있을 땐 그렇게 난리를 피우며 잡겠다고 하더니 막상 얘가 집에 들어오자 주변을 맴돌며 낑낑거릴 뿐 덥석 물거나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기회를 보고 있는 건지 계속 주변만 배회하며 낑낑거리며(아마도 전전긍긍하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우습게도 이 꼬맹이는 자두를 놀리듯 떡하니 탁자에 앉아 있습니다

아직은 작고 어린 호피, 턱시도가 없을때 데크위에서

얘는 이렇게 꼬맹입니다. 그러니 덩치 큰 턱시도나 치즈 1호에게 밀려 현관 근처는 못 오고 주변을 맴돌며 내가 챙겨주는 먹을 걸 물고는 잽싸게 갑니다.

그러던 애가 어느 날 부턴가는 개집에서 들어가 

거길 자기 구역으로 삼고 거기서 먹을 걸 달라고 

합니다. 이 애가 머릴 쓴 것이 이 자두네 집으로는 다른 고양이들이 들어오지 않으니 나름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작고 어려서 먹을 걸 가져다줍니다. 현관 

앞까지 와서 밥을 먹지는 못하고요... 근데 문제는 이 아인 도둑질을 하는 겁니다. 자두 밥을 훔쳐 먹는 건 물론이고 자두 간식 봉지를 물고 달아나거나 

현관이 열려 있을 땐 현관에 들어와 간식을 물고 

달아납니다. 그야말로 도둑고양이 짓을 하는 건데요. 아마도 큰 애들이 없는 틈에 와서 간식봉지를 

물고는 사라지거나 간식 봉지를 뜯고 그걸 훔쳐갑니다. 이 아이도 아직은 손길을 허락하지는 않습니다. 냄새 맡으라고 손을 주면 냥 펀치로 할퀴려 들어 손길을 주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무슨 깡으로 개집으로 들어온 걸 까요... 그리고 자두는 왜 덥석 물지 않는 걸까요?

자두는 이렇게 이 아이 주변을 맴돌며 끙끙거릴 뿐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가 무서워서 그러는 걸까요? 사실 자두가 맘만 먹으면 한입거리도 안될 아이인데 신기하게도 자두가 물지 않습니다

그래도 불안합니다. 언제 자두가 달려들어 저 작은 아이를 공격할지 몰라서 말입니다

어째야 할지.... 내 쫒아야 할까요? 아무튼 저 아이 호피는 그냥 자유자재로 드나들며 저 탁자 위를 

자기 공간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자두는 저 탁자 위의 아이에게 가서 냄새를 맡고 

주변을 맴돌기만 합니다. 저 작은 애는 경계는 하지만 도망도 안 가고 누워서 자기도 하고 저기서 내가 주는 걸 받아먹고 쉬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문제가 생겼습니다. 

먼저 우리 집에 와서 자릴 잡은 턱시도에게 공격을 당한 겁니다. 내가 자두를 데리고 산책을 나간 사이 잽싸게 턱시도가 들어와 저 탁자 위의 호피를 공격한 겁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호피는 도망을 가고 턱시도가 쫓아가고... 암튼 호피는 혼비백산 도망을 갔는데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산책길에 자두를 쫓아 오는 호피

이 아인 내가 자두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이렇게 쫓아 오기도 합니다. 영역 동물이라 어디쯤 까지만 따라오고 그 이상은 절대 따라 오지 않습니다. 

이 작은 아이는  무슨 연유로 겁도 없이 진돗개에게 다가올까요. 아직 개가 무섭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그런데  난 작은 아이 호피를 큰 아이들 눈을 피해 먹을 걸 챙겨줘야 하니 신경이 쓰이긴 합니다. 나름 안전한 곳이라고 자두네 집을 택한 것은 같은데 자두가 없을 때 턱시도의 습격을 받아 도망을 가 이걸로 여기 다시는 못 오는 건 아닌지... 그 작은 애가 말이죠... 어디서 배를 곯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그런 이 애에게 자두가 공격을 하지 않는걸 

보면 신기하기도하고 또 불안하기도 합니다. 

어째야 좋을지...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니 왜 찍냐며 대드는 것 같은...

이 애가 자두네 집 마당에 누워 있는걸 사진을 찍으려 하니 저렇게 하악질을 합니다. 자두는 저렇게 누워있는 애 곁에 가지는 않고 주변을 맴돌며 끙끙댑니다.  마치 공격하고 싶은데 너무 작아서 못하겠다는 것처럼 끙끙대는 꼴이라니... 그리고 저 애는 

자두네 집이 안전공간이라 생각하는 것 같고 한때는 제집처럼 여겼습니다만 오늘 아침 턱시도의 공격으로 쫓겨났는데 오늘 저녁에 다시 올지 궁금합니다.

개 우리를 제 발로 들어와 자릴 잡은 저 깡다구로 

산다면 뭘 못하겠냐마는 암튼 작고 깡마른 아이라 먹을걸 잘 챙겨주려 했습니다. 이 아이는...다시 올까요?


그리고 애들이 하나 둘... 늘어가며 나는 걱정입니다

우리 집이 이 얘들 사이에 맛집으로 소문나 온 동네 길냥이 들이 다 오는 건 아닌지... 또 많은 아이들이 오면 동네사람들이 내게 뭐라고 하지나 않을지....

암튼 걱정입니다만 우선은 오는 애들이라도 밥은 먹여야겠다 싶어 먹을 걸 챙겨줍니다만.... 얼마나 내가 이런 짓을 할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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