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구하기의 어려움
라이언 일병 구하기 아닌.... 집 구하기...
고양이들 때문에 뭉그적거리기도 했지만 사실 내가 원하는 집을 구한다는 게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대개 전원주택의 경우는 도시 사람들이 사람들이 한 번쯤 살아보고픈 마음 같은 게 있지만 매매로 구입하기는 꺼려지고(아파트와 달리 환금성이 없고 팔 때 오르지 않고 외려 지역의 특별한 호재가 있지 않는 한 더
떨어진 가격으로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같은 게 있어 전세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나는 직장 때문에 이곳에 내려와 있어 집을 구해야 하지만 궁극적인 꿈은 완전은퇴를 하면 시골에 땅을 사서 집을 짓는 것이 내 꿈이다. 어쨌든 집을 구해야 하는데... 이 집 구하기란 게 그리 쉬운 게 아니었다.
이게 맘에 들면 이런 문제가 있고 가격이 착하면 어딘가 무언가의 결함이 있고 그랬다. 머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프게 집을 보러 다녔지만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 쉽게 되는 일이 무에 있으랴만...
게다가 요즘 부동산 업자들이 온라인에서 다 같이 공유를 하고 있어 부동산에 찾아가 보면 지난번 다른 부동산에서 본 물건이고 또 다른 부동산에 가면 또 이전에 봤던 물건이고... 뭐 그러했다.
내가 원하는 집은
첫째 일터가 읍내에 있으니 너무 멀리 가면 출퇴근 때 도시에서처럼 긴 시간을 거리에서 보내고 싶지 않고
출퇴근 거리가 가까워야 했다. (서울에 나갈 때도 어차피 차를 가지고 가지 않고 기차를 이용하니 기차역까지의 거리도 고려해야 했다.)
둘째 또 시골의 특성상 너무 급한 경사길이나 좁고 구불거리는 길을 올라가기엔 겨울엔 위험하니 그런
급경사를 피해서 하고 싶고(사실 도시에선 평지라 눈이 쌓여도 별 문제가 없고 또 제설차가 와서 다
치워주니 문제가 안된다)
셋째 개와 같이 살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하고(+임대인이 허락해야 하고)-이게 어쩌면 제일 중요하기도 했다.
넷째 시야가 막힘이 없어야 하고...(예전 집이 그러했다 이 사진도 2층 서재에서 본 밖의 풍광이다)
그러면서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없어야 했다.
다섯째 기왕이면 볕 잘 드는 남향이면 좋겠고
여섯째 꼭은 아니지만 마당에 나무나 꽃이 많은 집이어서 그것들을 가꿀 수 있으면 좋겠고
일곱째 새집이 아니어도 좋으니 스타일은 내 맘에 들었으면 했다.
이 모든 조건을 다 맞춘 집은 없었고 첫째, 둘째, 셋째 조건을 주로 맞추어 다녔다.
하지만 이사 온 집은 1번 조건에는 부합하나 지난번 집보다는 조금 더 멀어졌고 2번의 급경사는 없으나 좁은 길을 꼬불꼬불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4번 조건은 완전 꽝이었다 앞집이 있어 꽉 막힌 뷰다.
나머지는 얼추 맞춘 것 같다.
아무튼 아주 멋지고 내 맘에 딱 드는 집을 봤을 때 나중에야 부동산에서 대출이 몇억이 있다고 하거나...
또 반대로 가격이 너무 싼 데다 내 조건을 거의 맞춘 집을 발견했을 때 다른 부동산에서 그 집이 싼 이유를 알려주어 무산이 되기도 했고 요즘 다주택 소유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지은 근생주택(근린생활주택)은 거주용 주택이 아니라 상업용으로 지어진 것이라 1 가구 2 주택에 해당되지 않으나 이사 후 전입신고 후 확정일자를 받을 수 없다거나 뭐 이러저러한 문제들이 있다고 한다(각 부동산마다 해석이 달라서 정확한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또 내가 집을 뺄 때의 어려움으로는 새로 오겠다는 세입자가 만약 전세금 대출이 필요할 때 이
근생시설은 대출이 안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집은 위치나 집이나 뭐든 다 좋은데 가격이 착해서 물어보면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집이란다... 이렇게 멋진 집이 준공허가가 나지 않았다니... 사연은 모르겠으나 어쨌든 내가 나올 때 쉽게 나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 부동산에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하고...
아파트처럼 어느 지역 어느 브랜드 아파트에 몇 평이냐 처럼 가격이 딱 형성된 게 아니라 이 단독주택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었다.
대개의 집들이 강변에 있거나 강뷰가 나오면 가격이 비쌌고(물론 집 크기나 대지의 면적, 그런 게 좌우하지만)
어떤 집은 정말 맘에 들고 가격도 맞고 개키우기도 좋고... 했지만 차 1대가 겨우 통행할 수 있는 급경사길을
산속으로 꼬불꼬불 올라가야 했다. '나는 자연인이다'...처럼 산속에서 살면 가능할...(나처럼 매일 출퇴근을
하는 사람에겐 정말 힘이 든) 하지만 집 자체는 너무나 마음에 들고 산속에서 보는 뷰란~~ 환상 그 자체였다.
또 어떤 집은 강변에 있고 보트 계류장까지 있고 그야말로 마당에서 강으로 다이빙하면 바로 수영할 수 있는 집이었으니 가격이 예상대로 너무 차이가 났다.(이 집은 나중에 복권이 당첨되면 구입하기로 하고 접었다)
그리고 개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은 주인의 허락도 중요하지만
마당에서 비나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처마나 포치가 있는 곳이 있어야 했고 아니면 지난번 집처럼 따로 우리를
만들고 그 안에 비를 피하고 해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했다. 그냥 마당 한편에 개집 하나 달랑 놓고
묶어서 지내는 건 개에겐 학대 같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올여름처럼 더운 땡볕에 개집 하나 놓여 있다면 그 안에 들어가 있어도 지표면 온도가 40도를 넘어 개에겐 고문일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붕의 처마나 포치가 있어 그늘이 있고 그 안에 비도 피하고 햇볕도 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처음엔 고양이들을 생각해서, 가능하면 현재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집을 알아봤으나 안타깝게도 매물로 나온 집은 없었다. 같은 동네에서 집만 옮기면 고양이들이 우리 집을 찾아오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말이다.
어쨌든 한 달여를 발품을 팔고 팔아 집을 정했는데...
내가 집을 보러 다니기 시작할 때 맨 처음으로 본 집... 그 집으로 정해졌다는 것이다. 인연이 정해지려면 이렇게 되는가 보았다. 그때 본 이 집은 집 자체로는 마음에 들었던 집인데... 지역이 좀 마음에 안 들고(읍내에서 좀 더 멀어지고) 또 큰길에서 집으로 가는 진입로가 좁고 구불거리는 길이라 길을 가다 마주 오는 차가 있다면 누군가는 후진으로 길을 피해 주어야 하고... 뭐 암튼 그땐 초기라 이 집은 패스~~라고 외치고 열심히 다른
집을 보러 다녔는데 결국 돌고 돌아 이 집으로 정해진 것이다. 사실 이사 날짜가 1달로 다가오니 초조해져서
더 보러 다니다간 여러 가지가 꼬일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어 이렇게 결정을 해버렸다.
첫사랑도 아니고 첫 집이라니... 또 하나... 주말이면 오는 가족들의 이동 거리도 고려해야 했는데 가족들의
바람과는 달리 외려 몇 k가 멀어진 읍내에서 좀 멀어진 곳이었다. 그러나 결국 집은 정해졌고 이사를 와 버렸다. 게다가 고양이들을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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