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기존 아이들과 새로운 아이들
고양이는 내 삶속에 없던 애들이었습니다
그러던 2022년 12월 겨울 어느날 고양이가 내 삶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지난겨울 현관문 밖에서 날 기다리며 먼저 냐옹~하고 말을 걸어온 턱시도, 그 후 우리 집의 영역 왕이 되었고 집 근처 오는 다른 냥이들을 방어하며 데크 위를 굳건히 지키고 마당에 접근하는 다른 애들도 못 오게 철통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치즈 1호와는 무슨 사인지 공격하지 않고 데크를 공유하고 있지요. 실질적인 이 지역의 관리자가 아닐까 합니다. 제겐 완전 개냥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데크 위에서 턱시도와 공생을 하는 치즈 1호, 건강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고 얼굴엔 상처와 눈곱이 늘 붙어 있습니다. 턱시도와 협공으로 다른 아이들의 접근을 막고 있고 때로는 턱시도와도 싸움을 하나 둘이는 사이가 좋아 보입니다. 턱시도가 보호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아인 데크 위에서 사는 것 같습니다만 추운 겨울엔 어디로 갈지.... 이 아인 이제 내게 머리도 박고 비비고 합니다.
임시로 집을 만들어 줬지만 걱정입니다.
이 아이는 데크는 접근하지 못하고 턱시도의 눈치를 보며 용감하게 자두 우리에 있는 테이블을 영역으로 삼았습니다. 테이블 위에서 밥 먹고 쉬고 놀고... 턱시도에게 가끔 쫓겨나기도 하지만 테이블이 이 아이에겐 쉼터 겸 식당 겸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자두와는 이젠 거의 호형호제(?)하는 것 같고 제 앞에서 배를 까고 뒤집고 자두에게도 배를 까보이는 등, 완전 개냥이가 되었고요... 이 앤 붙임성이 좋은 건지 작아서 먼저 쌈을 걸지 않는 건지.... 특별히 다른 아이들과 싸움을 하지 않고 여긴 다른 아이들도 드나들고 있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오는 블랙이, 턱시도 때문에 데크 위로는 못 오고 마당 언저리를 배회하며 눈치를 봅니다. 내가 밥이나 간식을 배달해 주면 거기서 먹곤 하는데 그것도 턱시도의 눈치를 보며 먹습니다. 우리 집에서 자기 영역을 갖지 못하고 마당에서 배회만 하는 좀 불쌍한 블랙이입니다. 그래도 나를 경계하지 않고 간식도 먹고 밥을 가져가면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먹습니다. 소심하고 겁이 많아 현관 근처에는 못 옵니다
가장 미스터리 한 아이입니다. 치즈 2호는 데크의 오른쪽을 차지하고 거기서 밥을 먹고 쉬고 터를 잡은
듯한데 신기하게 요기 구역에 있는 한 턱시도와 치즈 1호가 공격하지 않고 있어 거기가 이 아이의 자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아인 나의 접근을 허락하나 밥을 가져가도 하악질을 합니다.
간식을 줘도 그렇고요... 그리고 밥이나 간식은 마치 흡입하듯 미친 듯 먹습니다.
있을 때 먹어두자는 길냥이 습성 때문인가 봅니다. 요즘 새벽엔 턱시도와 자주 싸웁니다.
새벽에 현관 쪽으로 와서 밥을 먹으려 하다 보니 이 구역 왕 턱시도와 부딪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턱시도 2호'인데, 어느 날 데크 밑에서 나와 눈이 마주쳐 발견이 된 아이인데 밥을 주려하니 도망가버리고 그 후에는 턱시도에 쫓겨 집 근처만 배회합니다. 멀리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었는데 요즘 자두네 집 지붕 위로 와서는 밥 달라는 듯 있거나 눈치를 보다가 나를 보면 후다닥 도망가는 아이인데 며칠 전부터 자주 나타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이 아이는 자두네 집 테이블 위에서 호피와 같이 있는 걸 목격하기도 했는데 두 애들은 싸우지 않는 모양입니다. 대개 고양이들은 영역 동물이기에 새로운 애가 나타나는 걸 방어하는데 호피가 성격이 좋거나 둘인 이미 친한 사이거나... 아무튼 호피 밥을 먹기도 합니다.
턱시도 1호보다는 덩치가 작고 날씬합니다. 아직 나를 심하게 경계하여 가까이 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안 사실, '블랙이는 2호, 3호'가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냥 다 새까매서 구분을 못 할 뿐, 다른 아이 같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까만 애는 옆집 쪽에서 우리 집을 보며 냐옹거리는데 나를 경계하고 가까이 못 오는 걸 보면
기존의 블랙이가 아닙니다. 게다가 얼굴에 상처가 없습니다.
또 밤중에 와서 치즈 1호나 턱시도와 경계를 하고 있던 또 까만 애도 내가 알고 있던 애가 아닌 것 같고
상처가 왼쪽 눈 위에 있는 애도 있고 양쪽에 있는 애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블랙이 가 한 둘 쯤 더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다 이 아인 요즘 자두네 집 지붕 위에서 밥을 먹고 갑니다. 마당 쪽으로는 안 오고 꼭 자두네 집 지붕
위로 옵니다. 그런데 호피와 영역이 같아서 걱정입니다.
일단 호피는 가장 작아선지 큰 블랙이 한테 먼저 공격을 하거나 경계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자두네 집은 온 동네 길냥이들 놀이터? 밥집? 전쟁터? 가 되어 갑니다.
그리고 또 한 아이는 '어린 삼색이'입니다.
이 아인 새끼 고양인데 어미도 없이 혼자 다닙니다. 안쓰럽습니다.
자두 우리 쪽으로 넘어오다가 호피가 있는 걸 보고 멀리 도망가버리고 멀찌감치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게
아주 안쓰럽습니다. 밥이라도 챙겨주고 싶은데 가까이 못 옵니다. 우리 집에 오는 애들 중 가장 어리지 않나
싶게 작고 작은 애입니다. 이 아이는 너무 멀리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요즘엔 안보입니다. 엄마에게 간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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