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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es 아저씨 Oct 06. 2023

[#11: 어느 날, 고양이]

11화: 깊어지는 자두와  호피의 우정?

고양이는 내 삶속에 없던 애들이었습니다

그러던 2022년 12월 겨울 어느날 고양이가 내 삶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턱시도가 이 구역의 제왕노릇을 하는 동안 호피는 자두와 동맹(?)을 맺은 듯 자두 우리 속에서 자두와 

사랑인지 우정인지 모를 깊은 관계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턱시도는 호시탐탐 공격하려 노리고 있어 호피는 늘 턱시도 쪽을 경계합니다.

몇번 쫒겨나기도 했구요

자두는 이상합니다. 

내가 못 본체 하거나 멀찌감치 있으면 호피가 탁자 위에서 구르고 누워 있어도 별 반응이 없다가

나만 가까이 가면 자두는 호들갑을 떨며 호피에게 관심을 보이며 급 친한 척을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자두 우리 쪽으로 다가가면 가만히 누워있던 자두는 후다닥 일어나 테이블 위에 있는 호피에게 가 냄새를 맡고 핥고 장난을 겁니다.  

심지어 자두는 코(주둥이)로 누워있는 호피에게 꾹꾹이를 해줍니다. 신기합니다. 

보통의 경우 고양이들이 꾹꾹이를 하는 건 어릴 적 엄마에게 하던 버릇이 남아 자기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대상에게 한다는 꾹꾹이를 댕댕이인 자두가 주둥이로 고양이 호피에게 해줍니다.

그럼 호피는 배를 까고 발라당 누워서 그걸 즐기고 있습니다.

호피는 자두의 장난이나 관심 중 핥기, 꾹꾹이 해주기, 냄새 맡기 등은 즐기거나 참고 있습니다만

자두가 발로 장난 거는 건 못 참아합니다.

정색을 하며 하악질을 하고 냥 펀치를 날려 버립니다.

대개 자두는 짖꿎은 남자 애들이 여자애들 쫓아다니며 장난 걸듯 호피에게 치근덕 거리며 쫓아다닙니다.

호피는 귀찮다는 듯 피하고 그럼 자두는 쫓아가서 또 장난을 걸고 그러다 어떤 땐 호피가 정색하며 냥 펀치를 날리기도 합니다. 자두는 밸도 없는지 계속 쫓아다니며 장난을 겁니다.

호피는 어느 정도 받아 주거나 참다가 정색하고 자릴 옮기고 또 쫓아가고....그러며 둘이 놉니다.

아주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 저는 걱정입니다

호피가 하악질을 하며 냥 펀치를 날리다 자두가 진짜 화가 나 '왕~'하고 물어 버릴까 봐서요

한 번은 정말 냥펀치를 맞은 자두가 '왕~'하고 대든 적도 있었습니다

호피는 잽싸게 피했고요... 다행히 싸움으로 되지는 않았지만 저는 그게 걱정입니다.

자두에게 물리면 호피는 한 입거리도 안되거든요...

그렇지만 평소 둘은 그지없는 절친(?) 같아 보입니다.

호피는 심지어 산책냥이 되었습니다.

자두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면 같이 따라 나와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산책을 같이 합니다

다만 호피는 영역 동물답게 일정 거리 이상은 나가지 않습니다.

처음엔 우리 집에서 50m쯤 까지만 나오더니 점점 더 멀리 나오기 시작하여 지금은 300m쯤 나옵니다.

그러곤 거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우리가 되돌아오면 짠~ 하고 나타나 같이 들어옵니다.

대개 호피가 앞장서서 가고 자두는 뒤따라 가고... 그러다 호피는 발라당 눕고 그럼 자두는 뒤집어진 호피의 배를 냄새 맡고 꾹꾹이를 하고... 하여간 둘이 요새 노는 걸 보면 기가 막힙니다.

저것들이 연애질을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고양이가 배를 보인다는 건 그만큼 신뢰를 하거나 친구가 되고 싶다거나 같이 놀자는 뜻이라는데

저 호피는 자두 앞에서 발라당을 너무 쉽게 합니다

호피가 몇 걸음 앞장서 가면 자두는 쫄레쫄레 뒤쫓아 갑니다. 

그러다 호피는 공연히 발라당 뒤집어집니다. 

그럼 자두는 ' 얘 왜 이러니...' 라는 듯 바라보다 그냥 가버리기도 하는데

그럼 호피는 머쓱하게 일어나 또 몇 걸음 폴짝폴짝 뛰어가 그 앞에서 또 발라당 뒤집어집니다.

자두가 개무시를 하면(자두는 산책 가면 호피랑 노는 것보다 노즈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호피는 계속 자두 앞으로 가서 '자~ 이래도 안 놀아줄 거야? '라는 듯 또 발라당을 합니다.

그러면 자두는 마지못해 해 주듯 가서 냄새를 맡거나 핥아주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 둘은 요즘 노는 게 가관입니다

그러던 며칠 전 연휴 때 호피가 이틀이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걱정이 되었지요.... 먹성도 좋고 한 끼도 안 거르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오던 애가 안 오니 너무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틀 후 나타났는데 얘가 좀 이상합니다

반가워서 츄르를 주었는데 그 환장하는 츄르를 본체 만 체 하며 안 먹는 겁니다.

그래서 통조림을 따서 줬더니 그것도 본체 만 체 합니다.

왜일까요? 안 주면 자기가 통을 뒤지기도 하는 애가 왜 간식도 안 먹고 사료는 물론 평소 환장하던 통조림도 안 먹는 걸까요?  어디가 아픈 걸까요? 턱시도에게 심하게 물려서 그런 걸까요?

오늘 아침엔 산책을 같이 나갔다가 돌아올 땐 같이 오더니 자두 우리까지 안 들어오고

어디론가 가버렸어요... 아침 밥도 안먹고요....

왜 그럴까요...  호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너무나 궁금하고 걱정이 됩니다.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이럴 때입니다.

어디가 아픈지,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고양이 사춘기일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냥춘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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