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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샤넬로 Jan 05. 2021

밤에 우리의 영혼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_노년의 사랑에 대하여 우리는...



우리의 젊은 날에는 누군가를 정열로 사랑을 한다.

젊은 날에 '사랑'은 싱그러움이자 아름다움으로 추억되고 이야기된다.

노년의 '사랑'에 대해서는.... 이렇게 누군가 말을 이어가려고 하면 ' 아니 노년에도 사랑을 한다고?! 이제 와서 사랑?!' 또 누군가는 이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년의 사랑'에 대하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밤에 우리의 영혼은' '노년의 외로움 그리고 사랑'에 대해 아주 솔직하면서 빠른 전개로 여러분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영화 중 하나이다. 



나 또한,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고민에 빠지는 것 자체가 나는 조금 부끄러웠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어느 누군가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노년의 사랑'이 아름답게 보이면서도 낯설었다.


영화의 간략한 줄거리는 노년의 신사 '루이스'의 집에 노년의 여인 '애디'가 늦은 밤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애디는 루이스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고민 끝에 루이스에게 조금 발칙한?! 제안을 한다.


"루이스 매일 밤 내 집에 와서 내 침대에서 함께 잠자 줄 수 있어요?"


루이스는 애디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기까지 했지만 결국 루이스는 애디의 집에서 매일 밤 함께 잠자기로 결정하였다. 그 시작은 조금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그동안 서로가 서로에 대해 오해하고 착각하였던 부분들을 매일 밤 한 침대에서 서로 마주 보며 이야기하면서 풀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소극적이었던 루이스도 점점 그녀에게 사랑 아닌 사랑의 감정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그런 둘 사이를 동네 사람들은 때론 '다 늙은 나이에 사랑이라니... 루이스 아직도 에너지가 넘치나 봐'라고 비꼬우기도 하였지만, 루이스와 애디는 주변 사람들의 비아냥 거림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였다. 온전히 그 둘만의 시간에 집중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 시작된 작은 사랑은 결국 그들의 자녀가 큰 장애물이 되었다. 결국 영화의 끝에서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루이스와 애디는 각자 다른 곳에서 매일 밤 루이스가 애디에게 선물한 휴대폰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밤을 지새우는 내용으로 영화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가 된다.

처음에는 조금 독특하고 이상하기도 한 노년의 사랑방식이 시간이 갈수록 나도 모르게 속으로는 응원하게 되는 영화였다. 특히, '노년의 외로움'이 얼마나 한 사람을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지 나는 애디의 행동과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젊은 날에는 각자의 맡은 역할과 일에 열중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우리의 젊음은 정말 짧다. 젊은 나의 시절이 끝나고 만나게 된 노년의 삶에는 끝없는 '외로움'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

이는 현실 속 우리의 삶과 너무 똑같았다. 노년의 사랑은 애디가 말한 것과 같이 단순히 섹스를 위한 사랑이 아니었다. 


노년의 사랑은 정서적 관계의 사랑이었다.


애디에게 밤은 고립이었을 것이고 외로움의 절정이었을 것이다. 큰 침대를 언제나 혼자 사용하면서 눈을 감고 아침을 맞이하고 다 떠나간 큰 집에서 혼자 밥을 먹고 TV를 시청하고 신문을 보고... 

낮에는 따스한 햇살과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 잠시나마 위안이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늦은 밤은 그녀에게 고요함 이상으로 외로움이 더해져 갔을 것이다.

누군가와 잠자리를 함께 한다는 것은 애디에게는 오늘 하루의 삶에 대한 공유의 장이자 살아있음을 확인받고 누군가와 지속적으로 정서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삶의 동력을 얻고자 하는 그녀만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인 애디가 루이스에게 "같이 주무실래요?"와 같이 용기를 내어 말한 애디의 표현을 우리는 쉽게 비난해서도 안된다. 애디는 어쩌면 사랑 그 이전에 우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누군가와 지속적으로 유대하는 관계'를 침대와 밤에 빗대어 표현하였을 뿐이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녀가 나는 더 매력적이었다.

영화를 끝까지 보면 처음에는 큰 틀로 노년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결국 '외로움에서 오는 결핍'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특히, 노년의 외로움이 한 인간이 감당하기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도 영화는 '늦은 밤'이라는 시간적 공간적으로  표현하고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유대관계 속에서 결국 '사랑'이 만들어진다. 루이스와 애디도 결국은 형태는 다르지만 그들만의 '사랑'의 감정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었다. 

영화는 결국 루이스와 애디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휴대폰으로 그들의 밤에 대한 안녕을 물어보며 마무리되지만 나는 결국 루이스가 다시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빈 침대의 한자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젊은 날의 사랑과 노년의 사랑은 사랑 그 자체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다만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되었고 고정관념이라는 시각들만 커졌을 뿐, 누군가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심장이 뛰고 사랑하고 싶은 감정은 아마 우리의 심장이 멈추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루이스와 애디의 외로움 그리고 노년에 찾아온 사랑, 정말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순간까지 감동과 많은 교훈을 주는 책의 원작 감성을 잘 살린 영화였다.


당신의 노년의 사랑은 어떤 사랑이 기다릴 것 같나요?

당신은 노년에도 사랑을 원하시나요?


늦은 밤 다양한 사랑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고 느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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