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팔천 원 보태서 회를 먹기로 했다. 편의점을 털어오면 내가 패스트푸드를 안 좋아해 못 먹지만, 회를 사 오면 내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크크크크. 아들이 나의 전략에 넘어갔다.
우하하하.
"근데 한 달 용돈 25,000원인데 너무 크게 쏘는 거 아냐"
"아니, 내가 먹고 싶어서.."
"응. 집에 간식 많은데도?"
"응. 원래 없는 게 먹고 싶은가요?"
"올! 딩동댕동 맞아. 원래 사지 않은 책이 제일 갖고 싶은 책이야"
큰 대자 우럭을 먹으며 나는 옆에서 가지 비빔국수까지 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배부르지?"
"응, 소화되면 자장"
그렇게 아들이 잠들고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아빠가 초밥을 포장해 왔는데 오늘 또 회가 먹고 싶다고?
이상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며칠 전 안 씻기로 소문난 아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지금까지 치과비용을 엄마가 다 내주고 충치하나도 없게 계속 관리해 줬잖아. 엄마가 평생 해줄 수 없어. 네가 관리해야지. 지금도 니 이가 별로 없어. 이제 양치 안 해서 생기는 충치 비용은 다 니 용돈 통장으로 치료할 거야. 그러니 밤에 자기 전에 제발 세수 치카만이라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