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아들이 제주에 와서 잘 지내고 있고, 또 다른 좋은 미래가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의 눈빛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우리 부부를 믿고 신뢰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니, 지금에서야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 저조차 이해 못 할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가면 같은 선택을 할거야?”라고 누군가 물으면,
“그럼!”이라고 줏대 있게 말하고 싶지만
“모르겠어..”라는 말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결혼 전에는 그랬습니다.
결혼 후에는 “그럼!”이라고 대답하는 줏대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아내 덕분입니다.
그러나저러나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한숨을 쉬고 있는 저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언젠가부터제가 말하면 항상 한 번 더 물어보십니다. 그럴 때면 이따금씩 한숨이 나왔습니다. 분명히 잘 들으셨을 텐데도 다시 물어보시니 한숨이 나온 것입니다. 한숨이 아니라 미소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아직 멀었나 봅니다. 대화를 하고 나서 한숨을 쉰 것에 대해 분명 후회할 것이 뻔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주를 떠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고 잠시 울컥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눈물을 보이는 저를 보고 아내는 놀리기 바빴습니다. 금방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오빠가 울고 있다며, 엄마 보고 싶어 하는 아기 같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