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느티 May 10. 2021

하늘은 흐리고 바람은 살랑살랑

간지럽고 짙어지는 날

그거 아세요?

흐린 날 세상이 짙어진다는 걸


짙은 구름이 낮게 내려앉으면

햇빛이 가려지면

만물은 더 선명하게 짙어져요.


나뭇잎은 더 푸르고

꽃은 더 곱고

물은 더 깊이 하늘을 담아요.


햇빛으로 눈부시던 숲은

흐린날 곁으로 더 다가서서

자세히 들여다보라고 팔랑거려요.


잎들은 간지럼을 타는 듯

살랑살랑 움직이고

새들은 가만히 노래해요. 


구름이 내려앉는 날

봄바람 부는 날

마음이 짙어지고 살랑여도 좋은 날






이른 아침 숲으로 가려고 밖으로 나서 보니 보도블럭에 물기가 조금 있습니다.

"비가 오나?" 

하늘을 보니 잔뜩 흐린 하늘에 한두방울 비가 내린 듯 합니다. 

물기를 한껏 머금었지만 금방 쏟아질 것 같지 않은 하늘입니다. 

짙은 회색 빛 하늘이 낮게 내려앉았습니다.


회색 하늘은 붓이 지나간 듯 다양한 농담을 지니고 있습니다. 



비를 만나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우산 없이 숲으로 들어갑니다.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은 어지간한 비는 피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흐린 날은 숲이 매우 가깝게 다가옵니다.

만물이 진하고 선명해집니다.

눈부신 것들은 없고 짙은 컬러만 더 돋보입니다.

청보라 들꽃이 이렇게 곱습니다.

 


하얀 꽃도 이리 단아하게 깨끗한 컬러를 보여줍니다. 


연못은 짙은 하늘을 담아냅니다.


연못이 담아낸 숲머리와 하늘입니다.


바람까지 부네요. 

촉촉하고 시원한 바랍입니다.

나뭇잎은 간지럼을 타는 듯 살랑살랑 춤을 춥니다.



봄 바람 부는 날, 흐린 날입니다.

마음이 살랑여도 좋은 날입니다. 

나뭇잎 처럼 혼자 리듬 타도 좋겠습니다.

짙어지면 더 좋은 날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 만나면, 우리도 멋짐 폭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