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의 마음이 가장 궁금했다.
25살이 넘어서도 밤 11시 반만 되면 전화하던 엄마였다. 무릎이 찢어진 바지를 못 입도록 가위로 눈앞에서 반으로 자르거나 짧은 치마를 입으면 치마 길이 보고 옷 갈아입고 나가라고 하셨다. 슬리퍼는 신지 못하게 하셨고 집 앞 슈퍼를 갈 때도 단정하게 입술이라도 바르고 나가라고 하셨을 정도다.
처음 남자 친구를 동네에서 마주친 날도 어디 집 주변에서 남자랑 손잡고 다니느냐고 소문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엄청나게 꾸중을 들었다.
그런 엄마가 딸이 결혼도 하지 않고 원룸에서 산다는데, 그것도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게 된다는데 그래서 분노하며 속상함을 토로하는데도 별말씀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엄마의 마음이 궁금했으나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혼나거나 상황이 악화되거나 하지 않고 어려움 없이 진행되는 상황에 아이러니할 정도였다.
그러다 ‘나이 든 딸이 집에 있는 것보다 결혼식을 치르지 않더라도 밖으로 보내는 게 마음이 편한가 보다.’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서운하고도 복잡한 감정을 가진 채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러나 돈은 빌렸으니 감사해야 하는 이상한 감정을 가지고 남편이 된 남자 친구가 하자는 대로 나를 맡겼다.
그렇게 남자 친구가 우리 집 본가를 챙겼고 나는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