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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욱 Jun 08. 2024

크로스핏, 함께하면 무적이 된다

그룹 운동과 커뮤니티의 상관관계

한참 크로스핏에 빠져있던 적이 있었다. 첫 직장을 다닐 때 였는데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있던 내게 유일한 탈출구였다. 퇴근 후 일로 녹초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를 크로스핏에 쏟아내는 게 참 좋았다.

이때 정말 재밌는 경험을 했는데 크로스핏 뿐만 아니라 F45와 러닝크루 등 그룹으로 운동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느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크로스핏은 한 타임에 그룹으로 진행되며 WOD(WORKOUT OF THE DAY)라는 그 날의 운동이 정해져있다. WOD는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버피 100개를 채운다던가 풀업을 20개씩 3세트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정해진 갯수를 다 채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WOD가 있는 날에 가끔은 너무 지쳐 더 이상 갯수를 채우지 못할 것 같아 지쳐있으면, WOD를 모두 끝낸 사람들이 둘러 모여서 "하나 더! 할 수 있다!" 라며 응원을 해주기 시작한다. 그럼 정말 하나도 더 못할 것 같았는데 3-4개는 더 하게 된다. 처음엔 쪽팔려서 아 해야지 빨리 끝내버려야지 정도의 생각으로 어떻게든 해냈던것 같은데 이런 경험이 반복되니까 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거지? 하며 궁금해졌다.


함께 운동하면 나오는 이 초인적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상승하는 전투력

그룹 운동은 사회적 압력과 책임감을 제공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때, 자신이 참여하는 그룹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며, 이는 더 열심히 운동하게 만드는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그룹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동 목표를 더 자주 달성하며, 이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오는 긍정적인 압력 때문이라고 한다. (Baylor College of Medicine Blog Network) (Peloton: The ultimate fitness experience).

그룹 운동은 협력과 경쟁의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운동할 때, 협력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쟁이 발생하며, 이는 개인의 운동 성과를 높이는 동기가 된다. "Social Bonds and Exercise" 연구에서도 중간 강도의 운동이 높은 수준의 협력을 유도하며, 이는 그룹 내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고 밝히고 있다. (PLOS).

그룹 운동은 개인 간의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크로스핏과 같은 커뮤니티 중심의 운동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유대감이 더욱 강하게 형성된다. 이러한 강한 유대감은 지속적인 운동 동기를 부여하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에게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FitOn)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그룹 운동은 혼자 운동할 때보다 더 높은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이는 개인의 운동 성과를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폭발하는 엔돌핀

그룹 운동은 집단의 응원과 격려를 통해 더 높은 운동 강도를 유지하게 하며,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은 개인이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엔돌핀과 내인성 칸나비노이드(ECB)의 분비를 촉진한다고 한다. 이는 주변의 환경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운동할 때 발생하는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행복감을 느끼는 '러너스 하이'에 더 쉽게 도달하게 한다. 러너스 하이는 마약을 투약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경험할 수 있다고도 한다.

엔돌핀은 신체의 통증을 줄이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으로, 운동으로 인한 신체적 힘듦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내인성 칸나비노이드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운동 후 행복감과 만족감을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그룹 운동은 혼자 운동할 때보다 더 많은 엔돌핀이 분비되어 운동 후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도하고, 운동 지속성을 높인다 (FitOn) (ScienceDaily)(Baylor College of Medicine Blog Network).


노동요의 힘

메트로놈을 이용해 조정선수들 사이의 동기화와 운동 강도를 조작하여 그룹 운동이 사회적 유대감과 협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재밌는 연구를 발견했다.

총 68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하나는 저강도 운동(45% 최대 심박수) 그룹, 다른 하나는 중간 강도 운동(70~85% 최대 심박수) 그룹으로 나뉘어 운동을 했습니다.

동기화된 운동: 참가자들은 같은 메트로놈 비트를 들으며 동기화된 방식으로 운동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참가자들이 동일한 리듬에 맞춰 동작을 일치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동기화된 운동: 참가자들은 각각 다른 메트로놈 비트를 들으며 비동기화된 방식으로 운동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참가자들이 각기 다른 리듬에 맞춰 운동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강도 운동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중간 강도 운동에서 같은 메트로놈 비트를 들으며 동기화된 방식으로 운동을 수행한 그룹이, 각각 다른 메트로놈 비트를 들으며 비동기화된 방식으로 운동을 수행한 그룹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보였다.

크로스핏이나 F45와 같은 그룹 운동 프로그램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동기화된 운동을 하는 것은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더 높은 운동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

그룹 운동은 단순히 신체적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도 증진시킨다. 함께 운동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위에서 설명했 듯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이 과정은 전쟁에서 전우와 함께 전투에 나가는 병사가 느끼는 안정감과 비슷합니다 (MilitaryConflict -). 서로의 존재와 지원이 큰 힘이 되어, 혼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함께 이룰 수 있게 한다.

결론적으로, 그룹 운동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사회적 유대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무리

"좋은 습관은 남의 의지로 만든다"

사실 크로스핏을 해봤다는 라떼를 빌려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과 중요성을 이야기 해보고 싶었고 크로스핏 뿐만 아니라 팀으로 하는 모든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 그리고 혼자 운동하는 것 역시 당연히 좋고 오히려 그 의지 면에서는 더 대단하고 생각한다.

운동이 사실 꾸준히 해야한다는 것은 다들 알지만 참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나 역시 나름 운동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러닝크루를 운영하는 것 역시 내가 러닝을 좀 더 꾸준하게 할 수 밖에 없게하는 환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변에 많이 말하고 다니는 말이 "좋은 습관은 남의 의지로 만든다"이다. 남의 의지를 빌려서라도 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들기 위해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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