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옳다고 그에 따른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감정은 옳습니다. 당신의 감정은 당신의 주관적인 세계 속에서 100% 진실입니다. 그러나 이 감정이 객관적인 진실을 가리킨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내가 연락이 뜸해진 연인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면 그 감정 자체는 옳다고 할 수 있지만, 내 서운함의 원인이 정말로 연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과거의 트라우마나 경험에서 비롯된 내 취약점이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 변화에 의해 자극받았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크게 화가 난다면, 당신의 분노는 당신의 세계 속에서 옳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까지 화낼 일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물어봐야 합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의 구분이 없지만, 감정에서 비롯된 태도나 행동에는 분명히 좋고 나쁨의 구분이 존재합니다. 내 안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기분은 어찌할 수 없지만, 내 태도나 행동은 내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그 감정에 휘둘려 내 태도나 행동으로 흘러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감정은 항상 옳다'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부정적인 감정에 휩쌓인 채 긴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인과 헤어진 후에 수개월간 슬픔에 빠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입니다. 물론 이별을 극복하는 기간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슬픔에 빠져있는 분들은 그 슬픔을 온전히 느끼다보면 언젠가 저절로 해소되고 좋아질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한 생각이 길게 이어지면 더욱 그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들 뿐입니다. 후회되는 마음이 있더라도 계속 후회한다고 그 마음이 나아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후회하면서 현실을 외면하고, '그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충분히 우울감을 느꼈다면 여기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또한, '감정은 표출하지 않으면 억압되어 내면에 쌓인다'는 오랜 심리학계의 생각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이더라도 마음껏 표출해야한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오와주립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브래드 부시먼에 따르면 사람들은 분노를 표출한 뒤에 도리어 더 공격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피험자들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준 뒤 한 그룹은 화를 표출하도록 장려했고, 다른 그룹은 화를 표출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했는데 분노를 표출한 그룹이 평가자에게 더욱 적대적이었고 화를 표출한 뒤에도 더 공격적인 활동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를 보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해서 꼭 그 부정적인 감정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감정은 몰라도, 우리의 태도와 행동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감정을 활용해 태도나 행동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갑시다. 상대방의 행동에 화가 난다면 그 화를 원동력으로 삼아 열심히 운동을 하고, 누군가의 행복이 질투난다면 그 질투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 미래의 시험이 불안하다면 그 불안을 공부하는 동기로 삼는 것입니다.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며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어요. 감정은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지만, 그 거울이 항상 객관적인 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 생길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 감정이 나의 행동을 지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긍정적인 감정도 때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나친 기쁨이나 행복감에 빠져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신중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감정이 과도하면 현실 감각을 흐리게 할 수 있어요. 따라서 감정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그것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은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 감정으로 인한 행동은 분명히 우리의 선택입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감정의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감정이 주는 신호를 잘 이해하고, 그 신호를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천도서 -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레몬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