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랑이 존재할 것이라는 착각

현실의 사랑은 완벽하지 않다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왕자와 공주,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불멸의 사랑, 혹은 소설 속에서 읽은 운명적인 만남을 떠올리며 우리는 그런 사랑이 현실에서도 존재할 것이라고 착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완벽한 사랑이 존재한다는 환상에 빠지면 결론은 두 가지로 귀결됩니다. 첫째,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상대방의 작은 결점 하나하나에 실망하고, 처음의 설렘이 사라질 때 사랑이 끝났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둘째, 모든 것을 가진 완벽한 사람을 기다리다 영원히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완벽한 사랑을 찾아 헤매다 보면, 정작 좋은 상대를 알아보지 못하고 놓치게 됩니다. 완벽한 사랑이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입니다. 완벽한 사랑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난 사람은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인간적 결함이 있고 모든 연인 관계에는 복잡미묘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그래야만 연인간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진정한 사랑이라는 생각에 빠져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못난 모습을 보이더라도 나를 사랑해달라고 요구하곤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나 자신은 상대방에게 그렇게 대할 수 있을까요? 자기관리를 하지 않거나 남을 배려하지 않고 감정을 분출하는 것 같은 못난 모습을 보이더라도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달라는 요구는 이기적인 동시에 비현실적입니다. 이에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은 자신의 저서 <질서 너머>에서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라고 말하며 노력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사랑이 저절로 유지될 거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성심리치료사인 데이비드 슈나크는 "모든 부부는 언젠가 갈등에 갇혀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권태기를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관계에서 갈등은 절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갈등을 잘 다룬다면 이는 오히려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연인과 갈등이 전혀 없다는 것은 오히려 두 사람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회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걸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때로는 색이 번지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부분에 얼룩이 생깁니다. 하지만 이러한 불완전함이 오히려 그림을 더욱 아름답게 만듭니다. 우리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가치 있고, 불완전하기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완벽한 사랑을 꿈꾸기보다는,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그려나가는 사랑의 그림을 소중히 여기길 바랍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완벽한 사랑은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완성되는 것임을.

마지막으로, 완벽한 사랑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나, 현실 속에서의 사랑을 소중히 여기며,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사랑은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더 큰 사랑을 배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