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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쌤 Oct 22. 2024

의지만으로 모든 걸 극복할 수 있다는 착각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

우리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강한 의지와 노력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곤 합니다. "노력하면 안 될 게 없다"는 말을 일상에서 흔히 듣기도 하고, 때로는 그 말에 의해 큰 동기부여를 받기도 합니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의지와 노력을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실제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자신의 의지력에만 의존하다보면 실패를 경험했을 때 그 원인이 외부 요인에 있을지라도 자책에 빠져 실패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인간은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가진 존재입니다.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도 만성적인 질병이나 정신 건강 문제는 단순한 의지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공황장애에 걸린 사람에게 "노력하면 될 거야"라는 말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개인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환경과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비만을 극복하려는 사람에게 단순히 '의지를 가지라'고 조언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지원하는 환경, 적절한 의료 지원, 그리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구조나 경제적 환경, 가정 환경 등은 개인의 능력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의지력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다 실패하면, 자책감과 무력감을 느낄 있습니다. 



저 또한 의지의 힘을 믿고 시도하다가 실패할 때가 많았습니다. 글을 쓰려고 하는데 울리는 휴대폰 알람 때문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하고, 다른 일에 몰두하느라 며칠동안 글을 한 글자도 못 쓰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환경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합니다. 휴대폰 때문에 집중이 안될 때는 억지로라도 휴대폰을 꺼놓고 서랍 안에 넣어두기도 하고, 글을 쓰기 위해 최근에는 글쓰기 모임에 가입해서 주기적으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혼자 운동하는 것이 지루해서 매번 운동을 거르다 보니 친구들과 함께 한강변을 달리거나 등산을 하는 약속을 잡곤 합니다. 



실제로 자전거를 좋아하던 미국 심리학자 노먼 트리플렛은 사이클 선수들이 혼자가 아니라 경쟁할 때 더 빨린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후 사회심리학자인 플로이드 올포트는 꼭 경쟁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낸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집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더 공부에 집중하는 것 또한 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의지와 노력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동력이지만, 때론 현실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꼭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의지에만 온전히 의존하기 보다는 나 자신이 목표를 이룰 수 있게끔 환경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의지만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더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삶의 태도를 가지기를 권유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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