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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일?

나를 찾는 글쓰기 여행

by 글지으니


감기에는 푹 쉬는 것 밖에 없다. 주말에 반나절이나 누웠었으니 남편 말로 허리가 아팠다. 감기에서 허리까지 안 좋으면 더 큰일이다. 허리의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잘 안된다. 유튜브라도 찾아보면서 운동을 하는 게 쉽게 않아 돈을 내고 요가나 필라테스를 다니나 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저녁 식사 후에는 요가나 필라테스를 간다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남편과 운동해야 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이 조문을 가니 혼자 밥을 먹으면서 허리 강화 운동보다 시간의 가치는 얼마인지 하는 유튜브에 온 정신이 집중되었다. 그렇게 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생각하게 했다. 나의 가치보다 낮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고 내 시간의 가치를 높일 일을 하라고 했다. 그렇게 지니어스 존에 대한 이야기가 내 귓가에 맴돌았다.


지니어스에 관한 정의는 이랬다.

첫째, 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계 보는 것도 잊은 채 하는 일이다.

둘째, 남들이 자주 칭찬하고 물으며 도움을 청하며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셋째, 힘들어도 그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했다.

곰곰이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생각하게 했다. 내가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은 나에게는 무엇일까 하고 말이다.


친구들이 나를 보며 잘한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소꿉친구들과 3개월마다 모임을 할 때면 우리는 오전에 걷고 점심을 먹고 헤어진다. 하지만 친구들은 어떤 곳을 갈지 생각하기 힘들어했다. 제주에 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잘 놀러 다니지 않아 친구들은 어디가 좋은지 잘 몰랐다. 나는 산이나 오름, 좋은 곳을 찾아다니며 주말을 보내는 편이라 남들이 보면 나는 관광객이었다. 그렇게 나는 계절과 그날 분위기에 맞게 추천하면 친구들은 좋다고 말했던 적이 많았다.


사진도 찍기 좋아하고 글도 쓰니 제주를 알리는 제주 기자단부터 해 볼까 하고 검색을 했다. 마침 지금 신청 기간이었다. 그렇게 신청서에는 블로그를 물론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를 기록하며 내가 너무 활동을 안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쓰다가 이렇게 활동이 미비해서 '올해는 안 되겠어!' 하며 잠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지니어스 존에 대해서 생각하며 그럼 나는 어떤 책을 쓰고 싶은가?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래 제주의 올레길부터 걸어봐야겠다. 외국에 있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간다고 했을 때 남편부터가 제주 올레길이라도 다 걸어보든지 하며 놀렸었다.


그래서 나는 남편과 올레길을 걸었었다. 봄에는 갈만했는데 여름이 되면서 쉬다가 가을에 좀 다니다 겨울이 되니 춥다며 이제는 안 다니게 되었다. 나는 산티아고 가기 전 제주 올레길을 걷겠다고 남편과 올레길 수첩을 사고 걷기 시작했었다.


남편과 올레길을 걸으니 좋아서 친구에게 올레길 수첩을 선물하고 함께 걸은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아는 외지인 사장님이 제주 올레길을 몇 번이나 걸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사장님이라 시간과 돈이 많아서 올레길 수첩이 네다섯 권이 될 수도 있구나 하며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이래저래 주말에는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고 남편은 친구들과 오름을 다닌다고 하면서 올레길을 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도 한번 올레길을 다시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나는 한 번도 다 걷지 못했으니 한번 다시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올레길을 가지 않으면 제주를 알리지 못할까? 틈틈이 관광객 모드로 변신해서 제주 탐방하는 것부터 해 봐야겠다. 아름다운 것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지니어스 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 여행을 다녀야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여행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와 사랑하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으며 글을 썼는지 모른다. 그렇게 나는 다른 사람들 속에서 나를 찾는 글쓰기를 하면서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글을 쓰는 여행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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