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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방에 사는 여자 Jul 12. 2024

앱섬의 경마



젊고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경마를 좋아했다는 화가는 얼마나 빠르게 달려 나아가고 싶었던 것일까? 말들은 발이 땅에 닿지도 않은 채 날아가는 듯하다.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해 나간다.  젊음이란 아마도 이런 모습일 것이다.



나의 젊은 날들은 제 한 몸 일으키는 것이  무겁고, 제 입 하나 건사 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주를 이고 있는 만큼이나 고단한 들이었다. 젊음의 한가운데 있을 때는 젊음을 모르고, 많은 것들을 떠나보내고 덜어낸 지금이 가볍다.

동트기 전의 이른 새벽을 달려 나간 사람은 저녁이 되면 으레 피곤해지는 법이고, 저녁 무렵 일어나 걸어 나간 사람은 어쩌면 한줄기 달빛에라도 의지해

밤새 걸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들의 출발과 아침은 각자의 때가 다를 것이다.

어느 날인가 불현듯 일어나 앞으로 나아간다면,

태양이 정수리 위에서 이글거리는 한낮이라도, 해지는 하늘, 어스름 저녁일지라도 아침이다. 그때가 우리 삶의 가장 젊고, 가벼운 날이다.

테오도르 제리코,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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