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불안한 나를 마주하기 위해 노력했다

흔들리며 견뎌낸 올 한 해를 돌아보며

by 낭말로
사진과 글로 돌아보는 2024

이번 2024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던 거 같다. ( 사실 매년 막바지를 돌아볼 때마다 이런 말을 하는 거 같다. ) 작년보다 괜찮았냐라고 한다면 사실 그렇지는 않다.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2024년이었다. 작년보다 불안은 극심했다. 그리고 그 불안 속에서 모순적인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여러 생각정리를 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시간들 속에서 나를 알아가고 사랑해보려 애썼다. 돌아보니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중 후반기에 들어와서 사진보다는 글과 독서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사진도 어찌 보면 감정을 풀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글쓰기에 집중을 해보면서 더욱 다양한 생각의 경험들을 하게 되었고, 그만큼 속에 있던 많은 감정들을 풀어낼 수 있었다. 매번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안들을 표출하니깐 마음은 다소 가라앉았다. 내가 이랬구나, 왜 그랬을까라며 자아성찰을 많이 했다. 후회는 어쩔 수 없이 뒤따라 왔지만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리는 것은 어렵기에 앞으로의 나를 생각하며 매일매일 수도 없이 마음의 새로고침을 반복했다. 작년에는 행복한 순간들만을 많이 기억한 거 같은데 이번 연도는 쉽사리 그런 행복한 순간들만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은 거 같다. 마음도 마음이었지만 후반기에 왔던 목디스크로 인해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그래도 시간 지나 치료하면서 목은 괜찮아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에 집착을 하는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해서든 속으로 절제를 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 거 같다. 하지만 막상 노력을 했지만 어쩌다 몇 번은 마음의 통제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템플스테이도 가보고 혼자서 여행도 다니며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순간들을 나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낸 거 같다. 가족은 역시 나의 편이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 한 해이기도 했다. 평소에는 단골 카페에서 혼자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주말에는 글쓰기 모임을 다니면서 다양한 장르의 글들을 썼다.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브런치에 글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사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번 연도를 만족한다. 사람은 참 웃기게도 안 좋았던 기억을 많이 떠올리는 거 같다. 막상 생각해 보면 좋았던 순간들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여러모로 어수선한 연말이었지만 다음 연도에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평안하기를 바라며 2024년의 마지막 글과 함께 이번 연도 내가 찍은 사진들도 같이 올려본다. 사진으로도 돌아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 모든 순간들이 가치 있었던 거 같다.


여러분 이번 연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음 연도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밑으로 스크롤 내리시면 제가 이번 연도 찍은 사진들이 순서대로 나옵니다. 같이 2024 한 해를 돌아봐요.


2024년 1월 2일, 새해 첫 사진을 찍기 위해 청계천으로 가서 밝은 등불들을 담았다.

설렘으로 가득 찬 2024 새해의 첫 시작이었다.


2024년 1월 26일, 작년에는 담지 못했던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순국선열들의 감사함을 물씬 느끼며 사진을 담았었다.


2024년 2월 7일 수요일, 서울 식물원 호수 쪽에서 이 풍경을 담았는데 어찌나 멋있었는지 모른다. 2024년 초반에 찍은 사진 중에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이다.


2024년 2월 23일 금요일, 무척이나 가고 싶었던 노들섬을 드디어 갔다. 그동안 남산타워와 롯데타워는 많이 담았었지만 63빌딩 풍경을 제대로 담아 본 적이 없었기에 들뜬 마음으로 지하철, 버스를 번갈아 타고 노들섬에 도착해서 붉은 노을 담았다.

노을이 가라앉고, 저녁의 서울 풍경을 담았다. 혼자 온 사람들도 많았고, 친구,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이 가득했다.

2024년 3월 10일 일요일, 아이유 콘서트를 갔다. 4번째로 가는 콘서트였다. 티켓팅도 맨 앞자리 선점해서 가장 행복하게 콘서트를 즐겼다.

게스트는 박보검님이 나오셨다. 웃기게 그냥 이 인증샷 하나 찍을라고 카메라를 들고 갔었다. 본 공연 끝나고 앵콜 중반쯤에 나왔는데 한 스탭 분께서 내 카메라 가방을 보시고는 혹시 카메라로 공연 찍다가 퇴장 당하시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곧바로 “ 아 내일 출근해야 해서 빨리 나왔어요. ”라고 대답을 했다.

카메라로 공연 찍지 않고 눈으로만 즐겼기에 살짝 당황했지만 오해하실만하다 싶었다. 콘서트에서 주는 4번째 방석을 품에 안고 기쁜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2024년 3월 20일 수요일, 작년에도 갔던 국립중앙박물관을 다시 갔다. 작년에는 좀 애매하게 사진을 담았어서 아쉬움이 가득했다.

처음 카메라를 접하고 찍은 작년 사진에 비해 잘 담은 거 같아 나름 뿌듯했다.


2024년 3월 24일 일요일, 봄의 시작을 알리는 홍매화가 피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봉은사로 향했다. 이 날 간만에 삼성동 코엑스 쪽을 돌아다니며 옛 추억에 잠겼었다.

고등학교 때 이 동네 가까운 곳에 살았었기에 친구들과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또 다른 홍매화 풍경을 찍으러 창덕궁으로 갔다. 확실히 궁궐과 함께 담는 홍매화는 눈으로만 봐도 아름다웠다.


2024년 4월 4일 목요일, 중랑천에 있는 벚꽃길에서 수많은 벚꽃을 담았었다. 브런치 최대 사진이 50장이라 몇 개 못 올려서 아쉽지만 이때 대강 맘에 드는 사진들을 많이 담았던 거 같다.


2024년 4월 5일 금요일, 덕수궁의 봄을 담으러 갔다. 작년에도 덕수궁을 담으러 갔었는데 확실히 덕수궁도 창덕궁과 똑같이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2024년 4월 7일 일요일, 석촌호수의 벚꽃을 담고 싶어서 잠실로 갔다. 사람이 진짜 너무나도 많았다.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는 것도 약간 버거울 정도였다. 하지만 오히려 한 바퀴를 느릿하게 걸으면서 벚꽃의 풍경을 다양하게 담았었다. 이것도 최대 사진 수 때문에 많이 못 올려서 아쉽다.


2024년 5월 5일 일요일 어린이날, 인생 처음으로 템플스테이를 갔다. 4월 내내 무기력했기에 조금이나마 머리를 비우기 위해 간 템플스테이였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금선사였는데 걸어서 올라가는 게 여간 쉽지가 않았다. 토트백 하나만 들고 갔다. 도착해서 핸드폰은 안 맡겨도 된다고 하셨는데 나 스스로 그냥 사무실에 맡기고 핸드폰 없는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다.

처음엔 막 담배도 피우고 싶은 충동이 강했다. 핸드폰은 그다지 생각이 안 들었다. 방 배정을 받고 들어갔는데 와 미니멀리즘의 끝판왕은 역시 이런 거구나 싶었다. 방에 매트리스, 베개, 이불, 책상, 그리고 몇 권의 책 빼고 아무것도 없었다. 무소유라는 걸 직접적으로 느낀 기분이었다. 방명록이 몇 권 있었는데 전부 읽었다. 그동안 이 방에 묵었던 분들이 적은 내용들을 보니 사람은 저마다의 힘듦이 있구나를 다시 깨닫고 위로를 받은 거 같았다. 그동안 이상적인 답을 너무 생각한 내가 한심했다.

정말 너무 좋았다. 잔잔한 바깥바람 소리와 새소리들이 조용한 방안에 울려 퍼지는데 잡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가지고 온 책들도 있었고 오로지 나한테 집중하기 위해 글만 주야장천 썼다. 책도 두 권을 다 읽었다. 진짜 나한테만 집중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명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절밥을 먹는데 꿀맛이었다. 밥을 먹은 후 저녁 예불 시간에 절을 드렸다. 땀을 엄청 흘렸다. 절하면서 가족도 불러보고, 친구도 불러보고, 그리운 사람도 불러보고, 항상 절할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경건해지는지 목탁소리 들으면 마음이 말끔해진다.

저녁 예불을 마치고 스님과 차담을 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셔서 너무 좋았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사실 이날 밤에 잠은 잘 안 왔다. 오히려 나에게 집중하며 많은 생각을 하고 걸러내느라 긴 시간 동안 잠에 들 수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해도 머리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잠을 잘 못 잤어도 좋았다. 그나마 2시간 자고 새벽 4시 예불에 참여했다. 그 후 공양을 드리고 잠시 쉬고 일주문을 넘어 다시 속세로 돌아왔다. 답을 찾기 위해서 떠난 게 아니라 “ 쉼 ”이 중요한 거 같아서 갔는데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쉰다는 것, 마음의 여유를 준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를 너무 가슴 깊이 새기고 온 거 같다.


2024년 5월 8일 수요일 어버이 날, 늦은 오후에 반포 한강공원 출사를 갔다. 한강 노을을 담기 위해서였다. 작년에는 아쉽게도 반포 한강공원을 잘 못 담은 거 같은데 이번에는 나름 괜찮게 담은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2024년 5월 12일 일요일, 서울 서계동에 위치한 만리시장 출사를 갔다. 이 시장은 딱 15년 전 옛 동네 느낌을 지금도 풍기고 있는 서울에 얼마 안 남은 유니크한 곳이었다.

오랜만에 정겨운 느낌을 받고 싶으시다면 이 시장을 한 번 가보시라.


2024년 5월 14일 화요일, 양화 한강공원 출사를 갔다. 이른 오후쯤에 갔는데도 다양한 사람들이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2024년 5월 18일 토요일, 태릉 입구 쪽에서 서울 장미 축제가 열린다길래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밖을 나섰다. 장미 사이사이에서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연인들과 가족들로 붐빈 축제였다. 꽃향기만큼이나 사람들의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날이었다.


2024년 5월 26일 일요일, 할아버지 구순 기념으로 친가 쪽 가족들이 간만에 서울로 모두 모여 한강에서 유람선을 탔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서울에 계시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본 거 같다. 이 날 비가 좀 많이 왔는데 유람선을 타기에는 최악의 날씨였지만 나름 웃으면서 유람선을 만끽했다.


2024년 5월 27일 월요일, 늦은 오후쯤 서울역으로 향했다. 간만에 장노출로 서울 도심 야경을 찍기 위해서였다. 서울역 바로 옆에 있는 서울로 7017에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여러 노을 사진과 야경 사진을 담았다. ( 이때 찍은 다른 사진들은 나중에 낭말로의 사진첩에 따로 올려야겠다. )


2024년 5월 29일 수요일, 왕십리역 위쪽에서 횡당보도 풍경을 찍었다. 애정이 큰 사진 중 하나이다.


2024년 5월 30일 목요일, 노랗게 물든 금계국 꽃밭 사진을 담으러 흥인지문 공원으로 갔다. 노란 꽃은 색깔이 선명해서 어떻게 찍어도 이쁘게 잘 나온다.

흥인지문 공원은 가을에 가도 좋다. 가을에는 수많은 갈대들이 장관을 이룬다.


2024년 6월 1일 토요일, 하늘이 워낙 이쁜 날이었다. 이 날 건대입구 쪽에서 그림 그리기 원데이 클래스를 듣고 얼마 안 걸리는 뚝섬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이때 한강철인 3종 축제를 진행 중이었어서 한강에 지나다니는 요트들과 함께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었다.


현충일 전 날이었던 2024년 6월 5일 수요일, 카메라를 들고 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19살이라는 나이에 6.25에 참전하시고 돌아가신 큰 외할아버지께 인사드리러 가기 위해서였다. 원래 매년 현충일 당일에 현충원을 가는데 이번에는 그 전날에 갔다. 왜냐하면 당일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용하게 인사를 드리고 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갔다.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던 날이었다. 많이 뜨거웠지만 빛과 그림자의 조화가 정말 잘 맞아떨어지는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2024년 6월 21일 금요일, 친구와 함께 1박 2일 부산 여행을 갔다. 부산 여행을 매년 한 번씩은 간다. 부산을 가는 이유는 단지 하나이다. 광안리를 너무나도 좋아해서 간다. 탁 트인 바다가 생각날 때면 부산 광안리를 먼저 떠올린다. 작년에는 혼자 갔었는데 이번 연도에는 누군가와 같이 가니 확실히 여행은 혼자보단 둘이 가는게 좋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2024년 6월 26일 수요일, 이화 벽화마을 출사를 갔다. 여러 골목 사진들을 찍기에 제격인 곳이었다. 이 날 하늘도 정말 맑고 청량했다.


사진을 잠시 쉬었던 7~8월이 지나 9월 11일 수요일, 낙산 묘각사로 향했다. 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올 줄 알았지만 9월도 폭염이었다.


2024년 9월 14일 토요일, 잠원 한강공원 출사를 갔다. 오래간만에 카메라를 잡고 들뜬 마음으로 한강을 갔다. 정말 운이 좋게 하늘도 어찌나 맑았던지.

푸른 하늘을 담고 진한 붉은 빛깔의 달 사진을 담았다.


2024년 9월 20일 금요일 새벽,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다. 무더운 여름에 내리는 단비였다. 새벽에 우산을 쓰고 나가서 핸드폰으로 찍은 그날의 감정.


2024년 9월 22일 일요일, 여의도 한강공원 출사를 갔다. 63빌딩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노들섬과는 다른 풍경을 두 눈으로 담을 수 있었다.

카메라를 바라보고 포즈를 취해 주신 여성 분께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2024년 9월 30일 월요일, 용산역 근처 육교에서 담은 서울의 야경이다. 남산타워는 언제나 이쁘다.


2024년 10월 5일 토요일, 내 인생 첫 불꽃축제를 보러 갔다. 100만 인파가 예상되는 불꽃축제인데 나름 용기 있게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집에서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7시 반에 택시를 탔다. 원래 용양봉 저정공원을 가려했는데 지나가다가 한강대교에 아직 자리 잡은 사람들이 없는 거 같아서 기사님한테 다급하게 이곳에서 내리겠다고 말씀드리고 한강대교에 내렸다. 근처 안전요원 분께 여쭤보니 오늘은 삼각대 설치도 못하고 통제가 심할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아 큰일 났다는 마음으로 한강대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촌 한강공원으로 무작정 내려왔는데 내려오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계신 어떤 분을 마주쳤고 바로 급한 마음에 물어봤다. “ 여기 뷰 포인트가 어딜까요? ” 하고 물어보니 “ 저도 처음이라ㅎ 대신에 앞에도 보고 왔는데 여기가 가장 나은 거 같아요 ”라고 하셨다.

그래서 몇 마디 주고받다가 같이 돗자리를 펴고 뷰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23살의 광주에서 새벽 한 시에 넘어온 동생이었는데 아주 바르고 착하고 예의 있는 친구였다. 전 날에 술 먹고 친구랑 서울로 왔고 그 친구는 나중에 온다길래 우리는 거의 4시간을 대화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하였고, 점심시간까지 버티다가 피자를 주문하기로 했다.

근처 잭슨 피자가 맛있다길래 배민으로 주문을 했는데 하필이면 이곳 중간 배달 지점에 배달이 불가능했다. 배달을 받을려면 한강공원 뒷편에 위치한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받아야 했다. 원래 배달시간이 한 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금방 오셨고, 그 친구랑 다급하게 15분 거리를 걸어서 간신히 배달을 받았다. 그래도 고생한 만큼 피자는 정말 맛있었다. 피자에 맥주 한 캔 까면서 그 친구와 참 깊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열심히 성실하게 사는 친구 같았다. 나도 리스펙을 느꼈다. 자극을 받은 거 같았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오후 2시쯤 사람이 점점 많아졌다. 와 이거 뭐지 싶었다. 책도 읽고 글 쓰고 노래 들으면서 남은 5시간을 버텼다. 6시 반쯤에 어떤 커플 분이 나한테 오셔서 앞에 살짝만 돗자리를 깔고 볼 수 있을까요 여쭤보시길래 어차피 나는 사진 찍으러 앞에만 있을 거니 괜찮다고 했고 나는 삼각대 앞에서 다시 40분 정도를 서서 버텼다.

불꽃이 7시 20분쯤 터지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환호성과 함께 무지막지하게 터지는데 얼마나 장관이었는지 모른다. 일본팀, 미국팀, 한국팀 순서대로 터졌는데 한국 불꽃이 최강이었다. 중간에 물을 마시려고 앞자리 커플 뒤로 가서 물을 꺼내려고 하는데 그 커플 두 분께서 오래 기다리셨는데 자리 내줘서 고맙다며 커피를 주셨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불꽃축제가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숨이 막히고 공황이 올 정도였다. 그래도 어찌어찌 빠져나와서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크나큰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런지 다들 그래도 질서 정연하게 천천히 빠져나가길래 다행이다 싶었다. 그 친구와 빠져나오기 전 작별 인사를 했다. 어찌나 그 친구에게 고맙던지. 같이 12시간을 버틴 거다 보니 이런 인연이 다 있나 싶었다. 처음 본 사이인데 같이 점심도 먹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도 하고 참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신비스럽고 아름답구나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을 펼쳐보고 인스타에 올리고 난 다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들을 먼 훗날 힘들 때마다 보면 얼마나 큰 자극이 되어줄까를 말이다. 시간과 체력을 쏟아붓게 만든 이 사진이라는 놈은 참 나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해 주는 거 같다.


2024년 10월 16일 수요일, 시흥 갯골 생태공원으로 출사를 갔다. 집에서 부터 이곳까지 가는데 대략 2시간 정도 소요됐다.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대중교통으로 마치 여행을 가는 기분이었다. 아침에 날씨가 우중충 했어서 걱정을 조금 했는데 신기하게도 점심 지나고나서부터 하늘이 맑아졌다. 운 좋게 맘에 드는 사진들을 실컷 담고 올 수 있었다.


2024년 11월 7일 목요일, 혼자 경주 여행을 갔다. 이번 연도 그간의 여러 불안들을 덜어낼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이번 연도 가을 사진을 만족스럽게 찍었다. 밑에 있는 경주월드 드라켄을 2년 전에 타봤었는데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놀이기구이다. 사진으로는 괜찮아 보이겠지만 진짜 정신 나갈 정도로 무섭다.


마지막 사진들까지 전부 봐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ttps://youtu.be/U6dTSMCqlp4?si=mSAZg6q46o3oRiY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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