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감정을 담는다는 것

불안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기

by 낭말로

브런치 북에 올리고 있는 대부분의 글들은 나의 과거 속 경험담을 비롯해서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감정들이 전부 들어가 있다. 사실 나의 그 모든 과거들을 있는 그대로 적어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머릿속 어느 깊은 곳에 남아있는 기억들을 전부 끄집어내야 하기에

부담이 될 때도 많다. 적는 과정에서 나름 고통이 뒤따른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들을 전부 적어내고 나면 마음이 후련하다. 그리고 그 과거를 마주하면서 나를 알아가게 된다. 아무리 안 좋은 과거였다 하더라도 잠시 그때로 돌아가서 그 당시 나의 희로애락들을 다시 느껴보고 그 감정들을 중점으로 삼아 바로 글로 옮겨 적는다.


과거를 마주한다는 것은 감정의 역사를 마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글도 그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준다. 이번 연도에는 묵혀놓고 있던 감정들을 글로써 많이 표출한 듯하다. 3~4년 전에도 비슷한 글들을 자주 썼었지만 내용 정리가 부족한 글들이 산더미였다. 지금도 나의 글이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전보다는 계속 수정을 하고, 내용을 추가해 보면서 폭발하는 감정을 잠재우고 조금은 절제된 감정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나는 있는 그대로의 무언가를 담아내는 것을 좋아한다. 글을 제대로 쓰기 전에는 사진 찍기가 내 감정을 표현하는 첫 번째 수단이었다. 글과 사진은 비슷한 부분이 아주 많다.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어주고, 보는 이로 하여금 그 감정들을 다양하게 공감하게끔 이끌어 준다. 주요하게 일맥상통하는 부분은 바로 본인만의 기록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찍은 사진에서도 나의 감정이 투영되어 보이는 것들이 몇몇 있는데 불안한 감정일 때 그 감정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밖에 나가서 사진을 여러 장 찍고 온 후에 보정을 하면 그날의 감정이 사진에 완전히 입혀질 때가 많다. 그 풍경에 어울리는 색감과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나게 하기 위해 보정을 하지만 감정이 안 들어갈 수 없는 듯하다. 불안장애를 늘 달고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감정이 둘쑥날쑥 할 때가 많아서 매번 수정을 하게 된다.

가장 우울할때 방에서 카메라 들고 천장을 향해 찍은 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 중에 하나이다. 약간 우주 같은 느낌

얼마 전에는 한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했었다. 우울한 감정일 때 담아낸 사진이 잘 나올 때가 너무 많다고 말이다. 기분이 그저 그렇거나 좋을 때 보정한 것도 원본이 좋으면 최종본이 괜찮게야 나오지만 거의 관심을 많이 받은 사진들 대부분은 불안할 때나 우울할 때 담아내고 보정한 사진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한 감정 표출을 중요시 여기게 되었다. ( 물론 글과 사진에서만. ) 그리고 이런 감정 표출들은 지금까지 내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다.


누군가는 솔직한 게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말에 일정 부분 동의를 하지만 불안이 가득한 내 마음이 일정 부분 편해질 수 있는 거라면

지금처럼 나의 이야기들을 계속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든다.


이번에 브런치를 시작하고 과거를 나름 정리하는 글들을 적으면서 나를 한층 돌아보게 되었다.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마음속 불안을 덜어내는 글들을 적어냈고 꾸준하게 적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는 무슨 글을 적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불안은 언제나 갑자기 엄습해 오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 없다. 아직도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


그렇기에 목차를 정하지 않고 순간순간마다 주제를 정해 불안한 낭만주의자의 기록을 써내가려 한다.

그리고 그 불안들을 정면으로 맞부딪치고자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