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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와도 그리움은 익숙해지겠죠

이별을 덤덤히 받아들이기

by 낭말로

꽃이 만개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봄비가 내리는 모양입니다


꽃에게 인사를 건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봄비 때문에 벌써 떠나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떠나보내기

아쉬워서일까요


하지만 꽃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그 익숙한 이별을 받아들이려 합니다

1년마다 한 번 만날 수 있기에 그만큼

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겠죠


다행히 봄비는 여름비와 다르게

거친 녀석은 아닙니다

조용히 잠깐 울다가 그치고 떠납니다


무언가 찾아오고 떠나가는 것이 익숙한 자연의 섭리는

이별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깊은 가르침을 주는 듯합니다


이번에도 늘 그렇듯이 떠나보냄에 익숙해지겠죠

봄비가 와도 그리움은 익숙해지겠죠

그리움이 점점 익숙해져 꽃이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게

1년을 살아갈 겁니다


봄비에 떠내려가는 꽃잎들을 잘 보내주려 합니다

꽃이 다시 필 나무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남은 계절을 잘 보내려 합니다


오늘은 봄비를 같이 맞으며 꽃들에게 다시 보자는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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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7시 22분 단골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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