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켰니

by 노란옥수수


아무 이야기나 쓰자고 생각했다. 내 입에서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아휴, 하기 싫어.”

옆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남편이 피식 웃었다.

“하지 마. 누가 시켜?”
“그래서 더 하기 싫어. 누가 시켰으면 좋겠어.”

“그냥 그만 둬. 힘들어 하면서까지 글 쓰라고 누가 그래.”

나는 남편을 괜히 흘겨보았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아서 그랬다. 전혀 팔릴만 하지 않은 글만 쓰고, 투고조차 하지 않는 나였다. 그러니 스스로를 작가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다. 그런 내가 밤마다 글을 쓴답시고 노트북 앞에서 한숨만 쉬고 있는 꼬라지가 가히 ‘꼬라지’라고 부를 만 한 꼬라지였다.

“언제는 재미있어서 쓴다며. 글 쓰기가 취미라며. 그러면 재미 있을 때만 쓰면 되잖아. 지금처럼 쓰기 싫을 때는 좀 쉬고.”

“맞는데, 당신 말이 다 맞아.”

일단 받아칠 말이 없어서 맞장구를 먼저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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