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짧다.
오늘 아침은 7시에 일어났다. 적어도 알람 4개와, 라디오로 설정해 둔 알람이 2번이나 울려야만 일어나는 내가 말이다. 일찍 일어나니 여유로운 기분으로 음악까지 틀고, 준비도 진작에 마친 후에 버스 시간을 기다리다가 나왔다. 지나가는 버스를 붙잡느라 매번 뛰어다니기 바빴는데.
반복된 하루살이지만 큰 일없이 무탈하게 하루하루 일상을 보내고 있다.
서른 살이 넘은 지금 나름대로 바라는 삶은 비 온 뒤 개야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행복보단, 무탈한 평온함이었다.
부끄럽지만 20살 초반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에다가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적었다(물론 지금은 싹 다 지워버렸지만). 행복을 그만큼 바라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많기도 했다. 지금은 어느 순간부터 행복이라는 말도 꺼리게 되었달까.
행복만큼 이미지 메이킹을 잘한 단어도 없다.
행복이라는 것은 크지도 않고, 높지도 않다. 오히려 너무 거창하게만 생각해서 '이게 행복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 것도 있다. 무언가 행복이라는 말은 동경하던 대상만큼이나 멀고, 가깝지 않으며, 막상 다가와도 아무 말도 못 할 만큼 떨리는 기분이랄까.
어제는 퇴근길에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 밖에 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다 사는구나.’
그냥 다 사는 거다. 좋아서도 아니고, 싫어서도 아니고, 그냥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러다가 퇴근 후에 마시는 술 한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답잖은 소리들을 해가며 좋지 않아도 웃어넘기는 그런 일들.
한편으론 갑자기 예고 없이 훅 들어오는 통제 밖 범위들의 나쁜 일들로 빡치다가, 어느 순간 괜찮아지는 것도. 행복만큼 시련도 하찮게 볼 줄 아는 삶을 가볍게 대하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도.
그냥 다 그렇게 사는 거다. 인생 사는 거 별거 없다는 말이 싫지만, 사실이니까.
행복 역시 그냥 살다가 순간순간 다가오는 것들이다.
너무 긴 인생 속에서 찾아내야 할 목적지도 아니다. 그냥 오늘 하루 속에서 찾아낼 보잘것없는 것들이다. 그러니, 행복만큼 짧은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