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보통 날들이. 빛났어.
또 그 사람 꿈을 꿨다.
우린 스무 살이었다. 꿈에서 그는 더 잘생겨져 있었다. 우린 손을 꼬옥 잡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그가 벤치에 지갑을 둔 채 일어섰다. 다행히 그걸 일찌감치 발견한 내가 짓궂게도 슬쩍 숨긴다. 조금 있다가는 중요한 서류를 카페에 두고 일어서기에 그것도 슬쩍 내 가방에 숨겨버렸다.
그조차도 설레고 행복했어.
나는 그가 너무 좋아서 과감한 프러포즈를 던졌고,
-우리 이제쯤 아이를 낳을까?
-좋아!
그는 기꺼이 받아주었다.
보통날이었다.
그 모든 날들이 좋았어.
지나갔기 때문에 아름답고.
그게 아쉬워서 눈물이 나.
나는 아직도 그의 꿈을 꾼다.
그는 때론 서운할 만큼 냉정하고,
가끔은 다정해서 잔인하다.
나는 오랫동안 그를 그리워했다. 그가 더 이상 내게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이제는 내 보통날이 눈물 없이 찾아오기를, 소망한다.
당신을 기억하는 건 슬프고 당신을 잊는 건 두려워. 나는 당신을 잊을 준비가 되어있고, 사실은 준비돼 있지 않아.
무엇이든 사실이 아니어서 그 모든 게 꿈이었나 봐.
아쉽겠지만 당신이라도 나를 놔줘.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놓지 못할까 봐 그래.
생에 대한 당신의 집념이 내게 스몄을까. 아니면 그건 처음부터 산 자의 집착이었을까.
괜찮은 거죠 날 버린 그대 잊어도 되죠 근데 왜 자꾸 이러면 안 되는 것만 같은 건지
-보통날(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