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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렌디퍼 Nov 02. 2023

엄마도 처음인데, 싱글맘은 난생처음이라.

미망인 대신 원더우먼.

누구나 다 이 세상에 첫울음을 터뜨릴 때에는 내가 어떠한 삶을 살아갈지 알 수 없습니다.

저 또한 , 내가 원하던 부모님을 선택하지 않았듯,

내 아이들도

나와 그리고, 먼저 다른 세상으로 도망가버린 남편을 부모로 선택하고 싶진 않았을 거예요.

더 나아가 생각보다 꽤 일찍 싱글맘이 되어버린 엄마를 마주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전 5년 전 배우자의 자살로 미망인이 된 별가족입니다.(이미 제 브런치북을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죠? 별가족이라 부르니, 기분이 한결 괜찮아지네요^^)

그런데 이제 과부, 미망인이라는 타이틀 대신 저에게 스스로 '원더우먼'이라는 별명을 붙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동적으로 붙여진 네이밍이 아닌, 스스로 나에게 능동적으로 붙인 '원더우먼'


초등, 중등 아이 둘을 키우며 좌충우돌 파란만장, 산전수전 공중전?!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일상들을 기록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새내기입니다. 기록을 하기로 한 작정의 이유는 전작 '이혼하자고 했더니, 별이 되었다.'를 통해 고백했다지요.


그의 기일이 지난 지 만 4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사춘기와 중2 아이들과 보통의 엄마, 아이들로 평범한 나날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느 날은 드라마에서처럼, sns의 여느 엄마들처럼, 괜찮게 살아가다가,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지는 날도 있기에 털어내고, 무뎌지고, 객관화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예술가도 아니고, 전문성이 뛰어난 칼럼가도 아닙니다.


그저 누구나 다 엄마가 처음으로 시작해, 인생의 그 끝의 엄마도 처음인 인생에

미망인으로 갑자기 싱글맘이 된 것도 난생처음이라, 블랙홀처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간들을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아보고자 합니다.


혹여나, 혹시나, 저와 같은 상황으로 아직 죄책감으로 동굴 속에 계신 분들에게 제가 안주거리라도 되며 위안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네, 저는 더 이상 미망인이 아닌, 자살 유가족이 아닌,

그저 원더우먼일 뿐입니다.


아마 꼬리표처럼, 주홍글씨처럼 저를 따라다닐지 모르는 이름들을, 이곳에서는 벗어버리고 싶습니다.

벗어버리기 위해, 가장 현실의 민낯을 고백하고, 또 허공으로 날려버리렵니다.


앞으로 목요일의 원더우먼을 기억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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