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전문가(안 씻으면 성공)
갑자기 훌쩍 기부니가 좋을 때나, 혹은 혼자 동굴을 찾아 떠나고 싶을 때가 많이 생겼습니다.
특히나 아이들 앞에서 있는 그대로의 엄마를 보여주기가 부끄럽거나, 창피할 때 혼술을 하러 집 앞 호프집을 찾을 용기조차 없을 때 갑자기 생각난 캠핑, 또는 차박.
사실 댕댕이 가족이 생긴 이후, 일반적인 펜션이나 리조트를 가기엔 마땅치 않더라고요.
가격도 훨씬 비쌀뿐더러, 예약하기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불현듯, 갑자기, 번개처럼 지나가다 발견한 "고릴*캠핑"을 보고 무작정 차를 세워 들어갔습니다.
마침 친한 친구네 부부가 캠핑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함께 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었다고 할까요?
"여자 혼자 가장 쉽게 칠 수 있는 텐트 좀 보여주세요!"
들어서자마자 성격 급한 저는 직원분에게 다짜고짜 여쭤보고 직원분의 설명대로 직접 피칭을 해 보았지요.
바로
투터치 텐트랄까요?
원터치와 비슷한데 두어 번 손이 가는 텐트를 겟하고, 그 밖에 의자와 테이블 등은 쿠팡이나 당근을 통해 준비완료! 첫 차박지는 눈알이 빠지게 검색한 끝에, 서해 '남당항' 근처 노지였습니다.
그렇게 저희 첫 노지캠핑은 시작되었습니다.
혼자 아이 둘을 키우며 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상 속에서 먹먹함을 느낄 때가 있더라고요.
그냥 혼자 사는 건 자신 있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두 아이들을 올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겪어야 할 여러 허들들이 종종 나타나더라고요.
어떤 날엔 급격히 행복하다가
또 어느 날엔 한없이 외로울 때도 있었고요.
감사하게도 미라클모닝과 책을 통해 다시 사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이 온전히 저를 안아주지 못한다 생각 들 때
나만의 고독한 시간이 꼭 필요할 때
갑자기 그냥 혼자 울고 싶어질 때
부릉부릉 떠날 수 있는 용기 있는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달려 바다를 보면,
그렇게 달려 호수를 보면
그렇게 달려 '나'를 만납니다.
사실 전 '멍'때리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지ㅡ 왜 시간낭비를 하고 있을까?라는 아주 단순하고 심플한 사고의 소유자였으니까요.
이제는 불멍, 물멍, 책멍, 차멍, 개멍 등 여러 종류의 '멍'달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도착한 새로운 맨 땅에 내 집을 완벽하지 않게 얼기설기 짓고 , 그러한 노동 끝에 맥주 한잔은 도파민 중독으로 저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가는 캠핑도 저에게 살이 되고, 혼자 가는 솔캠은 저에게 피가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 캠핑은 때론 노동이지만 점점 아이들은 저만의 시간과, 친구들과의 추억이 더 중요해지는 탓에 어느덧 저는 솔캠이 익숙해졌습니다.
아직 솔캠이 무섭다고요? 어렵다고요? 저처럼 엉망진창인 사람도 즐길 수 있답니다.
저랑 같이 떠나 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