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_남편이 뿌리고 간 바이러스.
'코로나 19'는 나에게 망상을 불러왔다. 그가 세상에 나를 위해 뿌리고 간 바이러스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였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하며 실소가 터진다.) 나에게 마지막 복수를 하는 게 아니라면, 이건 말도 안 되는 사건과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난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불가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모든 시간이 정지되고 나서야 그의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했다.'코로나 19'로 인한 강제휴원과 집합금지명령은 아이들과의 생존을 위해 내달렸던 나를 철저히 무너뜨리고, 멈추게 하기에 최적의 사건이었다.
최고 매출을 찍으며 장밋빛 나날을 그리기가 무섭게, 모든 것들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학교 졸업 후 취업을 하고 단 하루의 공백기도 없이 일했다. 두 아이의 출산휴가도 100일도 채우지 않은 채 복직했으며 이직을 하더라도 하루의 휴식기가 없었고 대상포진이 안면으로 발병했을 때도 선글라스를 끼고 수업을 했다. 오전에는 수업이 없었기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기본이었고, 늘 배움에 목말라 자격증 공부나 본 업을 확장하는데 진심인 여자였다.
그런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강제휴원이란 엄청난 형벌이었다. 코로나가 나를 세상 밖으로 던졌다면, 나는 스스로 나를 독방에 가두었다.
몽글몽글 커져가는 죄책감과 분노에
기름을 들이붓듯 알코올을 쏟아부으면,
내 안에서 부정적 감정들이 땔감이 되어 활활 타오른다.
그리고 그 뜨거운 응어리가 내 안에서 정점을 찍을 때면,
난 정작 마취제를 맞은 듯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집 밖은 바이러스로 누구도 안전하게 만날 수 없는 위험천만한 도시가 되었다. 집에서 마시는 소주 한 잔은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고, 그럴 때마다 난 성이 난 까마귀처럼 꺼이꺼이 울어 재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