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보호자인데요.

응급실행.

by 세렌디퍼

집합 금지명령이 두어 달 만에 해제되었지만, 원생들은 100% 리턴하진 않았다. 하기야 나도 초등학생을 둔 부모로 아이들의 사교육을 전면 중단한 상태였기에 학부모들의 두려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와 준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매우 감사하고 고마웠다. 대부분 워킹맘으로 가정에서 케어가 어려운 아이들을 보내주 신 것을 알기에 더욱 철저히 방역과 교습에 매진했다.


점차 그렇게 다시 알코올과는 거리가 멀어지긴 했지만, 결별까진 못했다.

'훗, 별거 정도랄까.'


다행히도 알코올과 멀어지면서 가까워진 놈이 있었다.

'youtube.'

사실 그전에는 유튜브 구독자와 유튜버들은 나와 전혀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라 치부했다. 하루 종일 유튜브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이 한심해 보이기도 했었고, 그들을 상대로 유튜버들은 장사를 하는 '장사치'라 여겼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을 통해 '신***'이라는 경제 채널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논란 속에 자취를 감췄다.)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나의 알고리즘은 더욱 깊게 경제와 부동산, 주식 등으로 줄을 맞추기 시작했다. 다른 행성의 사람들 같았다. 미래에서 온 똑똑한 외계인 같았다. 물론 팬데믹으로 미래가 30년 이상 빨리 왔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공부하고, 배우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소외감마저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다. 일개미처럼 노동 수입에만 의존하며, 나의 몸뚱이를 두 배, 세 배 더 굴려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단순하고 무식한 나의 삶의 태도를 비웃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해 가을, 39도가 넘는 갑작스러운 고열로 '코로나 양성'이 의심됐다. 평소 잔병치레가 없는 나는 덜컥 겁이 났지만 빨리 상황을 수습해야 했다. 학부모님들에게 급히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추후 신속히 상황을 보고 하기로 했다.


그때도 나는 내 마음속엔 내 몸뚱이에 대한 걱정보다, '교육비 환불'이 더 무거운 단어였다.


'젠장, 환불이라니.'


고열로 정신없는 와중에 검색해 보니 구급차를 통해야 최대한 빠르게 인근 거점병원에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겐 금방 돌아온다며 안정을 시키며 구급차에 몸을 싣고 응급실로 향했다. 둘째 아이는 급기야 눈물이 터졌고, 그런 동생을 토닥거리는 큰 아이의 모습을 뒤로한 채 아이들만 두고 나와야 하는 나의 마음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그 당시에는 아이들을 잠시라도 케어해 달라고 그 누구에게도 부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 집안에 들어서는 것조차 무모한 짓이고, 무서운 일이었으니까. 다행히 아이들은 증상이 없는 터였지만 긴장을 늦출 순 없었다.)


홀로 감압병실에 들어서 진행된 검사 결과는 차가운 새벽녘에서야 나왔다. 불행 중 다행인가? '음성'이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40도가 웃도는 고열이 지속되어 이번엔 '독감' 검사를 진행하였다. 이 또한 음성이었다.

'뭐지?'


그때 응급실 담당의가 들어와서 던진 말.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바닥이어서 이대로 퇴원이 불가합니다. 당장 입원 수속 밟으세요. 보호자는 어딨 습니까?"


제가 보호자인데요.


누가 나를 밀어내고 있는 것일까? 저 아래 찰랑거리는 파도소리만 가득한 낭떠러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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