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랑송 노트르담

몽생미셸 가는 길 116화

by 오래된 타자기

[대문 사진] 알랑송 대성당 노트르담


발길을 돌려 알랑송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카테드랄(Cathédrale)로 향한다. 대성당이다. 대성당 역시 성모 마리아께 봉헌되었다. 이들 말로 노트르담(Notre-Dame)이다. 교회가 처음 지어진 때는 15세기로 고딕의 시대, 완공된 건 16세기로 화염양식이 절정을 이루던 시기다.


그 옛날 돌로만 교회를 짓다 보니 공사기간이 백 년은 기본이다. 마치 요새를 방불케 하는 것은 석회암 자체가 무른돌이어서 깎고 자르는 데에는 수월하지만, 대리석보다 집 짓기가 용이치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대부분 대리석보다는 석회암으로 성당을 지었다. 이 점이 이탈리아와 다른 점이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대성당들은 성모 마리아께 봉헌되었다. 모성(母聖)을 통하여, 즉 성모 마리아라는 매개자를 통하여 부성(父聖)에 닿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리라 짐작되는 대목이다.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아버지의 너그러움, 이것이야말로 로마가톨릭의 정수일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때 얼마나 폭격을 맞았는지 교회는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다. 격렬한 시가지 전투 때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되었는지 마을도 모두 새로 지은 모양새다. 꼴롱바쥬 양식의 옛집들도 모두 새로 복원한 형태다.


그래서인진 몰라도 도시 전체가 산뜻하게 다가온다. 더군다나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사르트(la Sarthe) 강에 걸쳐있는 돌다리는 파리 세느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가운데 최초로 지어진 근대식 교량인 퐁 네프(Pont Neuf)와 이름이 같다. 퐁 네프 근처 마을 어귀에 있는 르클레흐 장군의 전적비가 이 모든 걸 말없이 증명해 주는 듯하다.


알랑송(Alençon) 노트르담 대성당 입구 및 스테인드글라스. 색유리창 아래 성녀의 모습을 담은 흑백사진이 걸려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 르클레흐 장군 전적비와 사르트(La Sarthe) 강을 건너뛰는 퐁 네프(Pont Neuf).


참 어렵게 돌아온 길이건만 다시 떠나려 하니 왠지 서운하기만 하다. 밤길의 무한한 창공에 홀로 외롭게 퍼져가는 달빛을 따라 캉 숙소까지 자동차로 달려가야 할 길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에둘러 가는 여정에 인근의 세(Sées) 마을도 들렀다 가야 한다. 갈 길이 멀고 숨차다. 여행길이 순간 애처로워지는 건 여행이란 그처럼 아름다우면서도 막막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영 아쉬워 돌아보듯 꼴롱바쥬 양식으로 지어진 기념품 가게를 화첩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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