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쓸쓸함이
가을 창문을 닫게 하네.
잎이 지네.
하나
둘
셋
무어라 말할 틈도 없이
무어라 소리칠 여력도 없이
내 안에서
무너지고 있네.
잎이 지네.
하나
둘
셋
버틸 힘도 없는
이른 새벽에
눈처럼 비처럼
내리네 무너져 내려앉네.
나 그들을 무어라 이름하였던가?
잎새에 깃든 젊음도
뿌리째 뽑아올린 안간힘도
힘없이 무너져 내리는
그들의 자리가 있다면
맘속에 그들의 자리가 남아있다면
이제 그 빈자리를 지켜야 하리.
잎이 지네.
하나
둘
셋
마음이 무너져 내려앉은 자리에
새 잎이 돋네
마른 줄기에 새 이파리 피어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