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은 딱히 섹스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남편과 내 성욕차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밸런스가 적절하게 맞는 섹스주기때문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럭저럭 편안한 생활을 해왔고 또 소소한 스킨십도 많은 부부여서 딱히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의 평온한 생활이 깨진것은 바로 갱년기때문이었는데 갱년기를 맞이하여 서로의 신체균형이 깨지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관계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남편은 50대를 맞이하며 몸이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했고 의학쪽에서 남성갱년기 2가지로 꼽히는 발기부전과 성욕감퇴가 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불면증, 고혈압 등의 증상이 나타나자 남편은 자신의 에너지를 사업에 더 쓰려고 했고, 자연스럽게 우리는 섹스리스의 길로 들어섰다. 나 역시 갱년기 증상을 겪고 있었는데 나는 이상하게 갱년기가 오자 다른 많은 여자들과는 달리 성욕이 예전보다 훨씬 강해짐을 느꼈다. 이 사실은 내게도 당혹감을 주었는데 남편과 성욕밸런스가 깨지면서 예전과 달리 내가 섹스주도권을 가져가야 했다. 50여년을 한 번도 섹스를 리드해 본 적이 없었던 내가 갑자기 달라진 이 상황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나는 그저 더 이상은 섹스에 적극적이지 않은 남편을 원망하며 (남편이 바람을 피거나 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속상함) 시간이 지날수록 나 스스로 무기력함을 느껴야했다. 원래도 성욕이 많지 않았고 갱년기에 들어 남편의 성욕도 잦아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았고 나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의 성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나 자신을 위해서는 어떠한 성교육도 받은적이 없었다는 내 무지함을 탓하면서 말이다. 나는 아들때문에 고민했던 시절을 떠올리고 다시금 도서관에서 많은 책들을 빌려왔다. 그런데 내 생각보다 도서관에서는 갱년기에 들어선 어른의 성교육에 관한 책들이 많지 않더라. 점차 좌절해가던 그때, 내 눈에 띄었던 건 바로 유튜브 영상들로 내가 잘 모르던 유튜브의 바다에서는 '중년의 성'에 관한 수많은 컨텐츠들이 있었고, 나는 그 동영상들로 공부를 하며 많은 성심리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내가 배웠던 것들을 정리해보면, 남자든 여자든 관계없이 갱년기를 맞이하면 성욕에 대해 일대 변화가 생기는데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남자, 여자 성욕저하 - 둘다 성욕이 저하되는 경우로 이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섹스리스의 길로 들어서지만 부부간에 서로 문제가 없는 경우이다. 이 둘은 부부에서 자연스럽게 오누이의 관계로 변해가며 대화가 많아진다. 단,섹스를 제외한 스킨십이 전무하거나 예전부터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을 경우 몸과 마음이 급격히 멀어지면서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있다.
2. 남자 성욕증가, 여자 성욕저하 - 남자의 경우 남성성이 사라져가는 걸 느낄 때 어떻게든 그것을 다시 불태워보려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 기능은 줄어들지만 욕구는 외려 더 커지는 경우로 이때 아내가 그것을 용인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외도하고 싶은 심리가 급격하게 늘어난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중년에 바람피는 남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3. 남자, 여자 성욕증가 - 역시 둘다 성욕이 증가하는 경우로 때에 따라서는 제2의 신혼을 맞이할 수 있다. 남편은 그동안 출산과 육아로 인해 저하되었던 아내의 성욕이 다시 증가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둘 사이는 급격하게 좋아진다. 다만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게 문제라면 문제다.
4. 남자 성욕저하, 여자 성욕증가 - 남자는 성기능저하 및 성욕저하를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데 여자가 역시 자신의 여성성을 포기하지 않을때 생기는 현상으로 둘 간의 성욕차이로 인해 아내는 좌절하고 심하게는 바람피고 싶은 욕구가 증가한다.
나는 4번에 해당이 되어 고민이 많았다. 일단 2번의 경우는 남편의 외도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가 있기때문에 컨텐츠도 많고 또 관련자도 다양하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사실은 2번을 겪게되면 (남편의 바람을 겪는 수많은 아내가) 이상성욕증가 현상으로 인해 3번이나 4번으로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성은 성관련 자체보다는 성심리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교육 전문가들 컨텐츠들을 많이 보는게 큰 도움이 되었는데 내가 봤던 성심리 관련컨텐츠 중에 섹스에 대해 가장 도움이 되었던 컨텐츠를 하나 소개한다.
섹스는 성기가 하는게 아니라 '뇌'로 하는 활동이라는 것. 사람은 크게 시각형 인간, 청각형 인간, 촉각형(+미각,후각 포함)인간으로 나눌 수 있고 이는 섹스를 할 때도 해당이 된다.
1.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사람 - 섹스를 할때도 시각적 자극에 약하기 때문에 (모든 남자가 여자보다 시각에 약하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사실이나 평균적인 사람들보다 시각적 자극에 흥분하는 여성도 분명히 존재함) 속옷을 신경쓰고, 야동이나 포르노를 같이 본다던가 혹은 틀어놓고 하면 남편/아내의 성욕을 올리는데 도움이 됨. 불을 끄고하는 것보다는 켜놓고 하는게 좋고, 가능한한 남편/아내가 시각적 자극을 받도록 하면 섹스리스 타파에 도움이 될 것임.
2. 청각적 자극에 민감한 경우 - 평소에도 말이 많거나 귀에 민감하고, 더티톡 같은 걸 듣거나 하는 걸 좋아하고 섹스중에도 끊임없이 좋았냐고 확인하는 경우에 해당이 된다. 사랑의 언어를 귀에 속삭이거나 섹스시 분위기 좋은 음악을 틀어놓으면 성공확률은 올라감.
3. 촉각형 자극에 민감 - 몸을 만지는 행위에 성감을 느끼는 사람들로 섹스시그널을 주로 상대방의 신체를 만지면서 표현한다. 후각이나 미각이 예민한 사람들도 여기에 해당되고 자신의 신체에 관심이 많아 남/여를 가리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하며 스킨십이 굉장히 많다. 시작을 마사지로 하면 도움이 된다.
물론 1가지 성향이 아니라 복합적인 성향의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자신 혹은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인지 잘 모를 때에는 여러가지 자극을 같이 줘 보다가 하다보면 꽂히는 자극이 생긴다고 함. 서로 시각적 자극이나 청각적 자극, 촉각적 자극이 맞을경우 속궁합 만족도는 최상으로 올라가는데 (따라서 부부라면 상호간에 자극받는 센서를 잘 알고 맞춰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듯) 섹스는 결국 궁극적으로 부부간의 놀이이고, (특히 배타적 놀이 : 다른 사람은 빼고 우리 둘만 같이 놀자는) 잘 놀아본 사람이 섹스도 잘한다고 한다.
남편이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걸 터부시하기 때문에 사실 나 역시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울거나 좌절하는 대신 용기를 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려고 한다. 원래 내 경우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으면 글을 잘 쓰지않는 편인데 생각보다 나 같은 케이스가 많고, 내가 올린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