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로 출판사에 투고하고 며칠이 지날 때쯤
하나 둘 출판사로부터 답신이 왔다.
물론 답신조차 없이 그저 안개처럼 사라진 곳도 여러 곳이다.
대부분 답신 첫 줄 내용은 " 죄송하지만" "안타깝지만"
상기 출판사와 결이 맞지 않아, 내용이 맞지 않아, 색이 달라
부득이하게 출판할 수 없음을 고지하고 마지막 줄 한결같이
"부디 좋은 출판사를 만나시길"이었다.
각기 다른 출판사가 하나 같이 비슷한 답신에
출판사 마다 거절하는 플랫폼을 동일하게 사용하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떤 답신은 첫 줄만 보고 창 닫기를 하며
"다들 떠넘기기만 하네"
"자기네는 좋은 출판사가 아니라는 소리야"
여러번 볼멘 소리를 터트린다.
처음에는 출판사 태도에 화가 나고
다음에는 2년 동안 써 내려간 글이 대우받지 못해 억울하고
마지막에는 출판할 수 없는 이유도, 조언도, 정보도 없는 성의 없는 답신에
"어디가 어떻게 결이 안 맞는지?"
"어디가 어떻게 내용이 안 맞는지?"
"왜 출판을 할 수 없는지?" 답답함이 휘몰아쳤다.
본인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라고 홍보한 책 중 아주 가끔
"이게 정말 베스트셀러라고?" 작가 유명세 아닌가 탓하고
"솔직히 어렵기만 하고 이해 안 되는데?"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됐지 의심하고
"공감력 떨어진다." 부정하고
"이 정도면 내가 더 잘 쓸 수 있지 않겠어?" 자만하길 반복하면서
한달 이라는 시간 안에 모든 출판사에서 거절 의사를 통보받고서야 알았다.
억울하고 자만하고 정보력 없는 나를 돌아보지 않는 지금을
필력이 부족하고, 퇴고가 부족하고, 가독력이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나를
혼자 글 쓰는 2년 동안 나는 내 것만 보고 있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그렇게 첫 번째 투고에 처참한 패배를 맛보고
내 글에, 내 감정에, 내 전략에, 내 무지함에, 문제가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다시 출발선으로 정할 것인지
출판이란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도서만으로 부족하고
출판사에 내 글에 부족함을 조언 받기에는
출판사는 바쁘고 불친철 했다.
"어떡하면 좋지?"
"다양한 사람에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SNS 이곳은 어떨까?"
그렇게 2021년 2월 15일 인스타 계정이 개설되고
SNS 세상에 발들이면서 [geul_jjang}
인스타 피드 채우는 새로운 취미가 슬금슬금 고개를 내민다.
https://www.instagram.com/geul_jjang?igsh=MXNyM3VhMmowNHl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