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트리는 무지개색 꽃다발
비건
과일 트리
감자 샐러드 트리
바질 페스토 파스타
”난 꽃다발이 정말 싫어. 먹을 수도 없고 키울 수도 없잖아? 차라리 상추나 브로콜리 같은 채소로 다발을 만들면 얼마나 좋아. 그리고 잘 살고 있던 꽃들을 꺾는 게 이해가 안 가. 꽃을 피우려고 일 년 내내 노력했을 텐데.. “
나도 모르는 사이
여러 번 읊조린 문장은
감자씨에게 심어져
‘생일에 야채 다발을 만들어주세요.’로 해석된 싹을 틔워버렸다.
해달라는 걸 돌려 말한 게 아니었지만
튤립으로 변한 파프리카와
안개꽃이 된 팽이버섯을 보면서
이런 하얀 오류라면 언제든 겪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내 문장의 의미가 ‘일회성의 희생을 싫어한다.’ 였을지라도
꽃다발 같은 날을 싫어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회용 컵이 싫지만
마시기 싫다는 게 아니다.
오늘 달콤한 체리가 올라간 멜론 소다에 쏘였다고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의 씁쓸함에 시들었다는 뜻도 아니며,
매일 고르는 A 원두 외에 다른 콩은 사라져 달라는 의미도 아니다.
일회성과 특별함,
다회성과 일상적 사이의 딜레마는 긴긴 회의 끝에
‘다회적 특별함’으로 타협을 보기로 한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에만 살 수 있는 접시를
굳이 찾아가서 고르면서도
“음식으로 루돌프 코랑 뿔을 가려 담으면 여름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손잡이에 산타 모자가 있어서 안돼. 너무 크리스마스스러워. “
따위의 논쟁으로 12월을 시작한다.
2022년 크리스마스의 타협은
먹는 트리를 만드는 일이었다.
크리스마스를 통째로 삼키면
당근으로 만든 주황색 별이 우리의 일부가 되어
12월 내내 꼬마전구처럼 반짝일 거야 하는 기대를 안고서
안쪽 면을 타고 내려간 오너먼트는
뿔뿔이 흩어져 혈관을 타고 마음으로 빛났다.
일 년이 지나고도 이렇게 생각나는 걸 보면
아직 몸 어딘가에서 희미한 빛을 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올해의 우리는
손잡이의 붉은 리본이 포인트인 접시와 녹지 않는 눈사람이 새겨진 다회적 특별함을 마련했다.
내년 여름엔 복숭아로 가지런히 트리를 가리고
아몬드 몇 알로 눈사람을 덮어줘야지.
메리 크리스마스!
[비건 바질 페스토 파스타]
*재료 : 양파, 마늘, 방울토마토, 파스타면 (1인분)
*소스 : 비건 바질 페스토 3T, 비건 굴 소스 1t, 설탕 0.5t, 후추 한 꼬집
*방법
1. 양파는 잘게 다져서 준비한다
2. 마늘은 양파와 비슷한 크기로 다져서 준비한다
3. 방울토마토는 큼직하게 반으로 자른다
4. 스파게티 면은 80% 정도만 익혀 삶고 건져내는데, 이때 면수는 한 컵 정도 빼둔다
5.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두른 팬에 준비해 둔 양파, 마늘을 넣고 볶는다
6. 마늘향이 올라오면 비건 굴 소스 1T를 넣고 볶는다
7. 방울토마토, 삶아둔 면을 넣고 바질 페스토 3T, 설탕 0.5T를 넣고 볶는다. 이때 너무 오래 볶지 않고 토마토의 식감과 바질페스토의 향을 살려서 먹는 걸 추천한다
8. 수분이 많이 부족하면 준비한 면수를 보충한다
9. 마지막에 올리브오일 한 바퀴 정도 추가한 뒤 소스를 되직하게 유화시킨다
10. 후추를 취향껏 뿌려 완성한다
[비건 바질 페스토]
*재료 : 바질 50g, 잣 혹은 호두 30~40g, 마늘 3알, 소금 2g, 레몬즙 2T, 올리브오일 100g, 뉴트리셔널 이스트 취향껏(생략 가능)
*방법
재료를 모두 믹서기에 갈면 완성
[비건 감자 샐러드 트리]
*재료: 감자, 당근, 양파, 파프리카, 사과, 쪽파
*소스: 비건 마요네즈, 홀그레인 머스터드, 후추, 머스터드, 설탕
*방법
1. 당근, 양파는 소금에 버무려 간을 하고, 물기가 나오면 짜준다
2. 파프리카와 사과도 잘게 다져둔다
2. 삶은 감자가 뜨거울 때 으깬 뒤 비건 마요네즈, 머스터드, 설탕, 홀그레인 머스터드, 후추를 넣고 버무리다가 나머지 속 재료도 넣어 함께 버무린다
3. 쪽파를 뿌려 완성한다
Tip!
감샐 눈사람은 파프리카와 당근을 생략하고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