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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테이토마토 Mar 08. 2024

[비건 레시피] 베트남 커피 쓰어다

권태의 원두는 삼원색

베트남 커피 쓰어다



권태로울 틈도 없이 나아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권태’라는 단어는 지상에 없을 것이다.


매일의 고통, 기쁨, 이야기가 흐르고 있음에도

고정관념은 순환하지 못해 웅덩이를 만들고 악취를 풍긴다.


계획 없고 감성적이던 내가

계획적이고 이성적이 된 지금


학창 시절의 친구와

사회에서 만난 지인들이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 보면


대체 나라는 사람은 뭔지

내가 안다고 착각한 사람들은 다 누군지 정의를 내리기가 모호하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매일

먹는 것은 커피다.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먹기도 하고

기계로 내린 아메리카노를 먹기도 한다.


선택한 원두와 내린 사람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처음 커피를 마신 순간을 떠올려보면

강렬한 쓴맛에 머리가 띵할 정도였지만


하루 이틀 그렇게 매일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맛의 차이를 느끼게 되었다.


예가체프의 고구마향과

아이스로 내린 케냐의 신맛,


집 앞 골목 코너를 돌면 있는 카페와

지하철역 앞에 있는 카페의 커피 맛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서

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시간이 더 흘러서는

맛이 중요하지 않았다.

피곤한 눈을 뜨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더 저렴하고 양이 많은 커피만 습관적으로 마셨다.


어떤 원두인지, 누가 내렸는지

관찰하기를 잃어버렸다.

그 무렵에는 친구도, 가족도 내가 아메리카노를 잃어버린 그날에 영영 멈춰있는 줄 알았다.



사랑하는 존재들이 하나 둘 흘러가버린 뒤

이제야 깨달은 부끄러운 시간을 함께 한 모금 마신다.



푸른 패키지를 뜯었고

붉은 원두가 거쳐온 시간을 마신다.

노란 간판의 카페를 떠올린다.


권태로울 틈 없이

다른 선율의 통일성에 감사하면서.



[베트남 커피 쓰어다]


* 재료: 분쇄 원두 2-3T, 네이처스 참 비건 연유, 얼음, 커피 핀

* 방법

1. 비건 연유를 2-3스푼 컵에 넣는다

2. 커피 핀을 올려 원두를 2-3스푼 넣고 평평하게 눌러줍니다(이때 너무 세게 누르면 추출 시간이 길어지므로 살짝 눌러주세요)

3. 물을 조금 넣고 20초간 뜸을 들인다

4. 물을 가득 채워 커피가 모두 추출될 때까지 기다린다

5. 완성된 커피를 잘 섞어 얼음을 넣으면 완성


Tip!

원래 레시피는 커피핀을 사용하지만 없다면 커피 2샷, 진하게 내린 핸드드립 혹은 카누 가루를 사용해도 된답니다.

달달함이 포인트인 베트남 커피 카페 쓰어다를 비건으로 즐겨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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